[자본시장 핀테크 프론티어] <1>김완규 미래에셋자산운용 IT본부장

자본시장에 핀테크 도입 물결이 거세다. 로보어드바이저(RA)부터 블록체인, 빅데이터까지 새로운 기술이 자본시장에 일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핀테크를 활용해 새로운 도전을 꾀하는 이들을 만났다. 증권사부터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 기술형 스타트업까지 자본시장 전반에 닥친 핀테크 열풍을 들여다 본다.

[자본시장 핀테크 프론티어] <1>김완규 미래에셋자산운용 IT본부장

“자산운용사 IT는 증권사와 다릅니다. 증권사 IT가 고객서비스에 초점을 둔다면, 운용사는 투자에 초점을 둡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 연구소를 만들어 투자시스템을 연구하는 것도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 입니다.”

김완규 미래에셋자산운용 IT본부장은 자산운용 업계 IT 특징을 이처럼 설명했다. 운용사에서만 10여년 몸 담은 그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고려대 복잡데이터연구실과 공동으로 미래에셋 AI금융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은 센터에서 개발한 투자 알고리즘 `폴리곤(가칭)`을 적용한 펀드를 이달 말 선보인다.

미래에셋은 폴리곤 엔진을 활용한 상품 2종을 내년 2월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폴리곤 엔진 강점을 딥러닝으로 꼽았다. 그는 “다른 RA 알고리즘이 얼마나 AI를 활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폴리곤 엔진은) 기존 퀀트 기반 시스템 트레이딩과 달리 미리 모델을 만들어 두지 않는다”며 “어떤 데이터를 엔진에 넣을지 결정하면 과거 포트폴리오에서 투자 영역을 발췌해 정답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낸다”고 설명했다.

현재 폴리곤 엔진에 활용하는 기본 데이터 종류는 50여가지다. 미래에셋과 센터는 포트폴리오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추가로 넣을 지를 판단하는 AI 알고리즘도 별도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어떤 데이터가 영향력 있고 필요한 지 전략을 들여다 보는 셈”이라며 “데이터 입력까지 사람이 개입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분야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우선 폴리곤을 회사 내부에서는 투자시스템으로, 외부에서는 어드바이저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고객 관리 영역까지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 투자 전망을 제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고객 투자 성향까지 파악할 정도로 진화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미래에셋과 센터는 투자 알고리즘 개발 외에도 AI를 활용한 고객성향분석(CRM) 솔루션 개발도 동시에 연구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가 스스로 안전 자산을 선호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달리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경우 등을 종합해 투자 방향을 조언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AI를 진화시켜 리서치 영역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도 그가 관심을 갖는 분야다. 김 본부장은 “블록체인 어떤 부분을 운용사에 적용을 시킬 수 있을지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며 “펀드 운용 과정에서 자금 결제나 여러 부분에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해서는 “이제 기업 경쟁력은 하드웨어(HW)가 아닌 소프트웨어(SW)가 좌우하는 시대”라며 “HW 관리를 위해 내부 자원을 과도하게 투입하는 것은 앞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웹서버 일부를 클라우드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추후 전체 서버를 웹서버에서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김 본부장은 자산운용 분야도 IT 도입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간 빠른 거래속도 등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증권사 IT가 발전했다면 이제는 기업금융(IB) 등 투자 중심으로 운용사 IT가 발전할 차례”라며 “운용사도 IT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일선 펀드매니저까지 펀드 운용에 참고할 정도로 AI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