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에서 슈퍼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선보인다. 북미 럭셔리 가전 브랜드 `데이코(Dacor)` 인수 후 양사가 협업해 만든 첫 제품으로 브랜드와 성능, 디자인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한 제품이다. 초고소득층을 겨냥한 슈퍼 프리미엄 시장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10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17`에서 데이코와 함께 만든 슈퍼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공개한다. 행사는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 사장이 주도한다. 높은 관심도를 반영, 사내 가전 핵심 경영진과 북미 마케팅 담당자가 현장에 대거 집결한다.
이번에 공개하는 제품은 `데이코` 브랜드로 나온다. 냉장고, 오븐, 레인지 등 다양한 제품을 포함하는 시리즈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프리미엄 제품을 뛰어넘는 최고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해 성능과 디자인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업계는 데이코가 강점을 가진 브랜드 파워와 디자인,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융합한 제품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KBIS)에서 데이코 브랜드로 슈퍼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다”면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어떤 제품보다도 뛰어나고 혁신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코는 KBIS를 앞두고 미국 현지에서 “삶의 공간을 모던 홈으로 바꿔줄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론칭한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아닌 데이코 브랜드로 출시하는 것은 미국 현지에서 데이코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최상위 소비자층을 겨냥하는 만큼 기존 삼성 브랜드와도 차별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KBIS 2016에서 초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을 발표한 LG전자도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LG`를 제외하고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로 선보인 바 있다. 또 GE `모노그램`, 월풀 `키친에이드`처럼 글로벌 기업들도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에는 기존 상표를 제외한 독자 브랜드를 쓰고 있다.
삼성전자가 KBIS에 참가하는 것도 오랜만이다. 삼성전자는 2007년까지 KBIS에 부스를 내고 참가했지만, 이후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정식 참가 대신 미국 유통업체 부스에 일부 제품을 전시하는 형태로 참가하는데 그쳤다. 다만 이번에는 데이코가 독자 부스로 참가하고, 삼성전자는 전시장과 별도 장소에 프라이빗 전시공간을 마련해 참가한다.
삼성전자가 슈퍼 프리미엄 시장에 가세하면서 경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 프리미엄 가전 시장은 일반 가전시장보다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더 좋다.
미국 빌트인 시장규모는 80억달러(약 9조266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매출액 기준으로 약 15% 정도가 최고급 빌트인 시장이 차지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고급 빌트인 시장은 일반 빌트인 시장 대비 3배 이상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