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분석처리(OLAP) 업체 위세아이텍이 다국적 소프트웨어(SW) 업체를 기술력으로 누르고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 정부가 주관한 기술 검증에서 국산이 외산을 앞서는 사례가 이어진다. 국산 SW가 외산보다 기술력에서 뒤처진다는 편견을 없애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위세아이텍은 기획재정부의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분리발주 OLAP SW 도입 사업`에 와이즈올랩이 최종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
회사는 이번 사업이 외산과 경쟁에서 기술력으로 앞섰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공공정보화 사업에서 공공기관은 SW 분리 발주 때 품질성능평가(BMT) 결과를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기재부는 이번 사업 가운데 기술 평가 총 90점에서 40%인 36점을 BMT 결과로 배정했다. 나머지 기술제안서(54점)와 가격점수(10점)를 합해 총 100점 만점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사업자를 선정했다.
사업에는 위세아이텍(와이즈올랩)과 SAP(비즈니스오브젝트), 또 다른 국산 업체 등 3개사가 참여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주관한 BMT는 기능(21개)과 성능(3개) 항목으로 나눠 동일한 환경에서 실시됐다.
BMT 성능 점수를 더한 결과 기술 점수에서 위세아이텍이 83점을 기록, 1위를 차지했다. SAP는 64점을 기록, 위세아이텍과 기술 점수에서 20점가량 차이가 났다.
위세아이텍과 SAP제안사 모두 가격은 10점 만점으로 동일했다. 기술 점수에서 큰 격차가 벌어지면서 총합 93점을 기록한 위세아이텍이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 위세아이텍은 기재부의 국고보조금 시스템 빅데이터를 분석, 국가 정책 결정에 필요한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한다.
위세아이텍 관계자는 “그동안 몇 차례 BMT를 진행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SAP 제품을 기술력에서 앞섰다”면서 “기능, 성능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경쟁 제품을 앞선 결과여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위세아이텍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 BMT 의무화 시행 이후 토종 기업의 기술력이 주목받는 사례가 속속 등장한다.
티맥스소프트도 지난달 국방기술품질원 사업 BMT에서 오라클보다 성능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TTA가 주관한 BMT에서 처음으로 앞선 결과다.(본지 11월21일자 2면 참고) 이후 티맥스소프트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제품 고객 문의가 이어졌다.
티맥스소프트 관계자는 “BMT가 의무화된 후 처음에는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오히려 BMT에 적극 참여하려 한다”면서 “정부가 보증하는 기술 경쟁에서 외산을 이겼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제품 문의가 급증했고, 긍정 효과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최근 설문 조사한 결과(100여명 대상)에 따르면 공공 발주기관 담당자 80%가 `BMT의무화 제도가 SW제품 선택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74%는 `공정성·객관성을 중요한 요소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김종현 위세아이텍 대표는 “그동안 국산 SW 제품은 외산보다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만 인식됐다”면서 “정부기관이 주관한 BMT에서 외산보다 기술력이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국산도 글로벌 수준의 제품 기술력을 갖췄다는 인식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