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결산]`OLED 아이폰` `초대형 LCD` 투자로 뜨거웠다

올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를 달군 뉴스는 단연 `애플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택`과 `투자`였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하기 위해 준비하는 정황이 속속 드러났고, 급속히 성장할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패널 제조사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졌다. 중국의 10세대 이상 초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투자, 한국과 중국의 OLED 투자 공세도 큰 관심을 받았다.

◇`OLED 아이폰` 기대감…시장 판도 바꿀까

애플이 `OLED 아이폰`을 준비한다는 소식은 세계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OLED폰을 선보인 데 이어 애플이 OLED폰 시장에 진입하면 세계 스마트폰 판도가 OLED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엣지 디스플레이, 듀얼 커브드 엣지 디스플레이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스마트폰 하드웨어(HW) 혁신을 주도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상하좌우에 모두 커브드 기술을 적용한 쿼드 엣지 디스플레이 제품을 선보였다. 얼마나 얇게 베젤을 구현하느냐의 싸움을 뛰어넘어 곡면 패널에 기능을 부여하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디자인 제품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에 성공했다.

쿼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S7엣지`. 모델이 갤럭시S7엣지 블랙펄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쿼드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S7엣지`. 모델이 갤럭시S7엣지 블랙펄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애플이 OLED 아이폰을 준비한다는 소식은 세계 패널 제조사가 사업 전략을 수정하게끔 했다. 중국 제조사는 LCD 투자 계획을 보류, 철회하고 플렉시블 OLED 중심으로 투자 계획을 다시 짰다. 그동안 플래그십 모델 중심으로 OLED 패널을 채택했지만 앞으로는 중급을 넘어 보급형까지 OLED 패널이 확산 적용될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어떤 제조사가 애플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경쟁도 뜨거웠다.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96%를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가 1차 공급사로 낙점된 게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패널을 총 월 10만5000장 양산할 수 있는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표.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 전망 (자료=IHS마킷)
표. 플렉시블 OLED 디스플레이 출하량 전망 (자료=IHS마킷)

업계는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OLED 아이폰의 초기 공급 물량을 독점할 것으로 내다봤다. 2차 공급사 자리를 놓고 LG디스플레이, 재팬디스플레이(JDI) 등이 경쟁하고 있다. 실제 플렉시블 OLED 양산 경험은 LG디스플레이밖에 없지만 삼성디스플레이만큼 대량 양산한 경험은 부족한 게 걸림돌이다. JDI, 폭스콘을 비롯해 중국 패널 제조사도 애플 벤더로 선정되기 위해 기술, 설비를 적극 투자했다.

플렉시블 OLED 시장에서 한국의 독주를 막으려는 중국권과 일본의 추격은 집요한 데다 상당히 빠르다. 중국은 거대 자본과 내수 시장을 무기로 투자 공세를 잇달아 감행했다. 일본은 OLED 연구개발(R&D)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를 노린다.

세계에 OLED 설비 투자 열풍이 불면서 관련 장비 기업도 혜택을 보았다. 일본 캐논도키는 증착 독보 기술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AP시스템과 비아트론은 열처리 독보 기술로 한국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브랜드를 세계에 알렸다. HB테크놀로지 등 광학검사(AOI) 장비 기업도 플렉시블 OLED 투자 시장에서 입지를 알렸다.

◇中 초대형 LCD 투자

올해 OLED 시장에서 한국이 독보하는 입지를 확인했다면 LCD 시장에서는 중국이 10세대 이상 초대형 신규 라인 투자를 집행, 세대교체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올해 BOE가 10.5세대 LCD 투자를 시작했고, 차이나스타(CSOT)는 11세대 투자를 확정했다. 최근 대만 폭스콘과 일본 샤프도 10세대급 이상 LCD 신규 라인을 중국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10세대 이상 초대형 LCD 라인은 60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을 경제 비용으로 양산하는 데 유리하다. 8세대 라인이 대부분인 한국 패널 제조사는 대형 TV 수요가 커질수록 중국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기존의 8세대 라인 공정 효율성을 높이고 하나의 마더글라스에서 다양한 크기의 패널을 찍어 내는 멀티모델글라스(MMG) 전략을 구사,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10세대급 라인이 안정 양산을 시작하면 기존의 8세대로 대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차이나스타의 11세대 생산법인에 21억위안(약 3500억원)을 투자, 지분 9.8%를 확보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직접 거액을 투자해 10세대급 투자를 하기보다 당장 중소형 OLED에 역량을 집중하고, 대형 LCD 패널은 중국에서 조달하는 전략이다.

국내 업계는 한국 패널사가 중국의 10세대 이상 LCD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10세대급 OLED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미 중국이 초대형 라인 투자를 시작한 만큼 한국이 지금 투자를 집행해도 시기가 늦기 때문이다. 잉크젯 프린팅 등 저렴한 비용으로 대형 OLED를 양산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커졌다.

하이마트에서 중국 TCL TV를 단독 출시했다. (사진=전자신문DB)
하이마트에서 중국 TCL TV를 단독 출시했다. (사진=전자신문DB)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