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 운영 사이트에 홍채·정맥 등 생체 인증을 포함한 비대면 본인 확인 서비스가 대거 도입된다. 부정 발급과 불법 거래로 문제가 발생한 공인인증서, 아이핀 대체 프로젝트다.
공공 인증 분야는 물론 보안, 금융, 건설 등 후방산업 도입도 크게 확산 추세다.
25일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상반기 국내 최초로 `신규 온라인 본인 확인 서비스` 시범 사업이 추진된다. 기존의 공공아이핀이나 공인인증서를 대체하고 온라인과 모바일 기반의 비대면 인증 수단을 대거 늘리겠다는 취지다.
시범 사업은 방통위가 주도하고 스타트업 70여사가 참여한 `코리아스타트업 포럼`이 세부 운용 방안을 구성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다양한 업계 의견을 들어 시범사업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다만 정부기관 운영사이트에 먼저 도입하기로 했다는 내용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이핀 간편 인증 서비스는 휴대폰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었다. 1년마다 비밀번호를 교체하는 불편도 있었다. 이 때문에 쓰기도 복잡하고 부정 사용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실제 아이핀은 인터넷상에서 개당 2000원에 불법 거래된다. 행정자치부가 주민번호를 대신해 본인 확인 대체 수단으로 쓰인 공공아이핀 탈퇴율도 70%를 넘어섰다.
정부는 주요 운영 사이트에 생체 인증 등 신규 본인 확인 서비스를 접목, 사용자 중심 인증 채널 다양화를 꾀한다. 이후 무인발급기, 현금인출기, 모바일인증, 전자여권 등으로 신규 온라인 인증 채널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민간 부문의 생체 인증 도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건설과 자동차 등 후방산업에도 적용이 확산되는 추세다.
자동차 업계가 생체 보안 기술 적용에 속속 나섰다.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스마트키가 필요 없는 액세스 제어, 스타트 시스템(PASE)과 생체 인식 기술을 결합해 개인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문으로 운전자 신원을 확인해야 시동을 걸 수 있다. 내장 카메라 얼굴 인식 기능을 이용해 시트를 비롯한 거울, 음악, 온도, 내비게이션 등 차량 설정을 개인에게 맞춘다.
현대모비스도 새해 `2017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지문 인식 보안 시스템을 선보인다. 현대모비스의 지문 인식 기술은 스마트키와 스티어링 휠에 각각 적용된다. 스마트키는 지문 인식 패드를 장착, 운전자 본인만 차량을 개폐할 수 있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홍채 인식 기술을 이용한 보안 시스템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건설 현장 활용도 늘고 있다. 아이리스아이디(대표 구자극)는 최근 경기도 남양주시 대림산업 다산신도시 현장에 근로자 출입 관리 용도로 홍채 인식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만 대우건설, 롯데건설, 포스코건설, 한양, 삼호 등 대형 건설사에 잇달아 적용됐다. 인증이 간편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정부 기관은 물론 다양한 이종 산업으로 생체 인증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리스아이디 관계자는 “건설 현장 특성상 근로자 대부분이 장갑을 끼거나 손에 이물질이 묻는 때가 많아 기존의 버튼, 지문 방식으로는 출입 관리가 어려웠다”면서 “반면에 홍채는 개인 상태와 상관없이 눈만 갖다 대면 1초 안에 인증이 끝나고, 안경을 쓴 채로도 인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로자 출입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유창선 성장기업부(구로/성수/인천) 기자 yuda@etnews.com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