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인공지능(AI) 바둑 전쟁이 시작된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인 알파고가 또다시 대결을 준비한다. 중국과 일본이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지원으로 AI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 알파고에 도전한다. 우리나라도 AI 바둑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1일 바둑계에 따르면 영국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 중국 텐센트 `절예(絶藝)`, 일본 드완고 `딥젠고` 등 AI 바둑 프로그램이 연초에 대국을 펼친다. 우리나라 `돌바람`도 상반기에 고도화를 완료한다.
알파고 재등장에 세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이세돌 9단 상대로 압승을 거둔 후 알파고는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다. 딥러닝 강화를 연초에 완료하고 대국을 준비한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로 알파고 대국을 예고했다. 이세돌 대국 당시 규칙심판위원을 맡은 판후이 2단도 웨이보로 “알파고의 기력이 늘어 새해에 바둑을 둔다”고 전했다. 세계 1위 커제 9단이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미 세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절예`도 기력을 선보였다. 절예는 알파고와 기력을 견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텐센트바둑 한국법인인 한큐바둑에 등장한 절예 9단은 한·중 고수를 연파했다. 세계 챔프 출신 장웨이제와 커제도 포함됐다. 한국 1위 박정환도 절예 9단에 패했다. 지난해 말에는 일본 딥젠고와의 대국에서 승리했다.
현재 절예는 개발이 완료된 상태가 아니다. 개발 단계에서 수준 확인을 위해 한큐바둑에 접속한 상태다. 절예 역시 한큐바둑 접속을 위해 지은 가명이다. 바둑계는 절예가 개발이 완료되고 대국에 등장하는 시점에는 최고 기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드완고가 지원한 딥젠고도 조치훈 9단과의 대국 후 추가 고도화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딥젠고는 조 9단과의 대국에서 1승 2패, 인간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당시 패배를 두고 바둑계 일각에서는 딥젠고가 일본기원 문화 때문에 승리하지 못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딥젠고가 쉽게 조 9단에게 지는 기력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국·일본에 비해 뒤처지지만 돌바람도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의 몬테카를로 기법에 딥러닝을 더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다크 포레스트, 대만 시지아이고 등도 AI로 고도화된다. 세계 AI 바둑 프로그램은 2월 일본 세계컴퓨터바둑(UEC)대회에서 기력을 검증한다.
양건 한국프로기사회장은 “전 세계에서 AI 바둑 프로그램 개발이 본격화됐다”면서 “새해 초부터 AI 바둑 전쟁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