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협회가 비상장 장외주식 거래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들어갔다. 이르면 7월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금융투자 상품이 등장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전문투자자 비상장주식 거래플랫폼 구축을 위한 IT인프라 확충에 들어갔다. 플랫폼 운영을 위한 통합 서버를 신규 도입하고 거래 중개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오는 3~4월 공모를 거쳐 시장 명칭을 확정한 후 이르면 6월 개장이 목표다. `K-OTC 프로(가칭)` 등이 명칭으로 거론된다.
금투협은 비상장기업, 증권사 등 중개회원,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털(VC) 등 전문·기관투자자로 구성된 비공개 회원제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비상장기업 주식 발행 현황과 유통 수요 등 각종 정보를 플랫폼에서 확인하고 참여 증권사 중개를 통해 거래 체결까지도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금투협은 연 5조원이 넘는 비상장주식이 장외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미 협회가 만든 K-OTC시장이 있지만 등록제 등 한계로 인해 여전히 `이희진 사태`처럼 음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 일반투자자도 비상장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증권사와 기관투자자 등 전문투자자들이 시장에 참여해 믿을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증권사와 연기금 등을 회원사로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추후 엔젤투자자, VC까지도 회원사로 참여시키는 것이 목표다.
최근 증권사들도 비상장 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남 등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상장을 앞둔 비상장기업이나 장외 업체 투자가 부쩍 증가하는 추세”라며 “리테일뿐 아니라 자기자본(PI)을 통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 당국에서도 장외시장 활성화로 얻는 이익이 더욱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꾸준히 불거지는 유사수신행위 금융 피해가 주로 비상장주식 거래로 인한 장외거래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비상장 장외주식 증권거래세를 0.5%에서 0.3%로 낮추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수신행위 관리·감독은 현행법으로 불가능한 체계”라며 “비상장 장외시장이 회원제로 돌아가면 금융감독 차원에서 관리가 수월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
VC업계에서도 증권사와 연기금이 비상장주식을 받아줄 수 있다면 회수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수 시장이 넓어진다는 것은 반길 일”이라며 “금투협 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장외 거래 유통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