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어팟을 분실하면 미국에선 한 쪽만 구입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이 국내에서 차별적인 AS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애플코리아 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11일 “국내에서는 에어팟 한 쪽만 구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며 “에어팟 AS 정책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에어팟은 애플의 블루투스 기반 무선 이어폰이다. 애플은 에어팟이 선이 없는 이어폰으로 쉽게 분실할 수 있다고 판단,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에어팟 AS 정책을 발표했다.
에어팟을 분실하면 69달러(8만3000원)를 지불하고 한쪽만 구입할 수 있고, 배터리가 닳거나 충전케이스를 분실하면 보증기간 내 49달러(5만9000원)를 내고 재구입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애플은 한국에서 이 같은 AS정책을 적용하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가 에어팟을 한 쪽만 분실하더라도 21만9000원을 주고 재구매해야 한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수명이 다했을 때, 교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다.
애플코리아 기술지원센터 관계자는 “에어팟 배터리 수명이 다 됐을 때 교체할 수 있는 국내 정책은 아직 없다”며 “출시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배터리 수명이 다 될 일은 없기 때문에 결정이 다소 늦어지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출시 후 1주일 내에 배터리 교체 안내를 실시한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하는 주변기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소비자가 최소한의 AS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애플의 한국 소비자 무시 행위가 도를 넘어선 것 같다”며 “아이폰 배터리 리콜 관련해서도 한국 소비자는 제대로 교체를 받지 못해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데, 에어팟 AS뿐만 아니라 단품 판매까지 차별하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이드라인을 넘어선 정부 당국의 보다 강력한 소비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