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소프트웨어(SW) 품질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으로 `SW프로슈머`가 주목받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SW프로슈머 평가 결과를 제품에 반영해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는 업체가 늘어난다.
SW프로슈머는 SW개발과 유통, 사용 단계에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정보를 전달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 제작에 기여한다.
일정 공유 플랫폼 `타임팩`을 출시한 벤처업체 큐레몬은 지난해 8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SW프로슈머 평가지원 사업`을 통해 서비스 평가를 받았다.
타임팩은 스포츠, 공연, 여행 등 다양한 일정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서비스다. 큐레몬은 프로슈머 60명으로부터 받은 피드백 90% 이상을 서비스에 반영했다. 타임팩은 프로슈머 결과를 반영하기 전 월 가입자가 20여명 수준이었다. 프로슈머 결과 반영 후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월 평균 300∼400명이 가입한다. 연내 가입자 10만명 돌파가 목표다.
권철구 큐레몬 대표는 “직원 세 명 모두 개발자만 있다보니 디자인이나 사용성에서 놓친 부분이 많았다”면서 “프로슈머가 참여해 이용자 관점에서 불편한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 의견을 많이 전해줬고 이 부분들을 대부분 개선했다. 개선 전에는 이용이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개선 후에는 사용하기 편하다는 평가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허니픽도 SW프로슈머 평가를 서비스에 반영해 품질을 높였다. 허니픽은 전문사진작가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글로벌 사진 서비스 중개 플랫폼이다. 프로슈머 100여명가량이 참여해 사용자가 이용하기 편한 기능으로 개선했다. 이상만 허니픽 대표는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투자자 대상으로 서비스를 소개했는데 SW프로슈머 의견으로 개선한 기능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면서 “개발자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해 더 나은 품질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SW프로슈머는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
NIPA는 지난해 SW프로슈머 평가지원사업으로 총 741명을 모집, 평가단으로 양성했다. 경력단절여성이나 SW분야 숙련된 장애인들이 많이 참여했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육아를 병행하는 경력단절여성에게 각광받는다. 서울시는 올해 여성유망직업으로 SW테스터를 꼽았다.
백서진씨는 “육아문제 때문에 퇴직하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는데 중부여성발전센터에서 SW테스터 지원 교육과정을 듣고 SW프로슈머 사업 몇 군데에 참여했다”면서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시간이나 틈틈이 테스터 활동이 가능해 앞으로도 이 분야로 계속 경력을 쌓고 싶다”고 말했다.
육아 문제로 8년간 일이 없었던 문향숙씨도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면서 시간이 많이 생겨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재취업이 쉽지 않았다”면서 “SW프로슈머로 참여하면서 새로운 정보도 많이 얻고 자신감도 찾았다. 프리랜서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원일 STA테스팅컨설팅 대표는 “SW전문지식이 없는 이들도 교육을 통해 SW전문 테스터로 성장가능하다”면서 “SW테스팅을 포함해 SW프로슈머가 일자리 창출과 SW품질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SW프로슈머 사업에서 가능성을 보고 지원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태열 NIPA 본부장은 “SW프로슈머 사업으로 평가결과를 받은 기업 평균 품질 개선율이 43%에 달하고 참여한 프로슈머들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계기를 만들었다”면서 “올해도 SW프로슈머 교육 지원을 확대하고 후속 지원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