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잎 원리를 응용한 오염물질 센서가 개발됐다. 이태윤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발암의심물질 등 화학 표적물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아주 소량의 화학 표적물질을 검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표면증강라만분광법(SERS)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SERS 효과를 가지는 금속 나노표면이 점차 오염되면서 시료의 실시간 검출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미량의 시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물방울이 젖지 않고 쉽게 굴러 떨어지는 연꽃잎 효과에 착안해 초소수성 SERS 센서를 개발했다. 개발된 센서 표면 위에서는 극미량 시료 움직임이 정확하게 제어돼 다양한 화학 표적물질을 실시간으로 검출할 수 있다.
연꽃잎은 미세한 돌기로 이루어진 마이크로-나노 계층 구조와 물을 싫어하는 성질을 띄는 왁스층으로 이뤄져 물방울이 동그란 모양을 이루며 표면 위에 떠있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물방울이 굴러 떨어질 때 연꽃잎 표면의 먼지와 함께 떨어지면서 연꽃잎은 자정 능력을 가지는데, 이를 연꽃잎 효과라 한다.
연구팀은 초소수성 표면 위에서 물방울을 제어하기 위해 물방울 제어 경로를 설계해 적용했. 제어 경로 위에서는 물방울이 경로에 따라 움직이고 멈출 수도 있다. 움직임이 정지된 물방울은 라만분광 레이저를 이용해 어떤 화학물질이 포함됐는지 분석할 수 있다.
발암의심물질로 알려진 말라카이트그린을 10-5M 수준의 극미량 농도도 검출했고 로다민6G, 나일블루A와 같은 화학표적물질을 동일 농도 수준으로 성공적으로 검출했다.
이태윤 교수는 “초소수성 표면 위에서 물방울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오 마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초고속 분석 플랫폼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면서 “플랫폼 개발로 독성물질 검출에서 더 나아가 향후 한 방울의 혈액으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학술지인 스몰(Small)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지난해 12월 5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