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 유연전극으로 `입을 수 있는 플라즈마` 제작 기술 세계 첫 개발

국방과학연구소(ADD·소장 김인호)가 플라즈마 직물 제작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플라즈마 반응기를 입을 수 있는 3차원 구조로 제작, 미래형 웨어러블 화생방 장비나 제독·살균·의료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정희수 박사팀이 실리콘 플렉시블 소재로 만든 유연 전극을 활용해 입을 수 있는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 직물 제작 기술을 개발, 18일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연구 결과를 실었다고 23일 밝혔다.

섬유형태로 제작된 웨어러블 대기압 플라즈마 전극
섬유형태로 제작된 웨어러블 대기압 플라즈마 전극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에 해당하지 않는 `제4 물질 상태`다. 고온 상태에서는 핵융합 발전·용접 등에 활용하고, 섭씨 100도 이하 저온 상태에서는 전극으로 공기 중에 방전해 제독·살균에 이용할 수 있다. 전극에 전력을 주입하면 주위 기체를 이온화, 오염물질을 분해한다.

기존 전극은 단단하고 평편한 도체로 만들어져서 제독 및 살균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둥근 물건은 전극에 닿는 면만 반응한다. 모든 표면을 제독, 살균하기 위해서는 물건이 든 공간 전체를 이온화해야 해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연구팀은 어떤 형태의 물건도 감쌀 수 있는 유연 전극을 만들었다. 한 가닥의 전극을 뜨개질 , 형태와 크기를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주머니 형태 전극에 물건을 담아 전극에 닿는 물체를 제독·살균한다. 면 형태로 만들면 일정 면적을 감쌀 수 있다.

이온화 기체를 별도로 구비할 필요가 없어 휴대성도 뛰어나다. 그동안 대기압 플라즈마 방전에는 이온화가 쉬운 헬륨이나 아르곤 가스를 썼다.

이번에 개발한 웨어러블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 직물은 공기 중에 있는 산소나 질소를 이온화한다.

정희수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정희수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ADD는 이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화생방 제독기 개념의 플라즈마 담요를 연구하고 있다. 제독이나 살균이 필요한 물건을 대기압 공기 플라즈마로 덮어서 제독하는 방식이다. 플라즈마 반응열을 상온 수준으로 낮추는 연구를 하고 있다.

민간 분야의 기술 상용화는 3년 안에 가능하다. 제독 및 살균 외에 대기오염 처리, 악취 제거 등 분야에서도 민간 기업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정희수 박사는 “플라즈마 선도 연구로 국방, 바이오 분야에 쓸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독 및 살균 장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를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플라즈마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