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석유제품 수출량이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4개사가 지난해 수출 석유제품은 전년 대비 0.7% 늘어난 4억5524만6000배럴로 집계됐다.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물량이자 2013년 이후 4년 연속 성장세다.저유가로 원유 생산국은 국가부도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우리 정유업계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데는 이유가 있다. 저유가로 수요가 늘기도 했지만 정유업계가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원가 경쟁력 제고에 쏟은 노력이 더 컸다. 수출 대상국은 전년 대비 1개국이 늘어난 67개국이다.
속을 들여다봐도 내실로 꽉 찼다. 품목별로는 경유가 전체 37%인 1억6827만배럴로 가장 많았고 항공유(21%), 휘발유(16%), 나프타(10%)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 위주로 수출량이 많았다. 이는 수익성이 높다는 의미다. 황함량 기준을 10PPM으로 강화한 중국 연료유 환경규제로 인해 중국 경유 수출물량은 1012만배럴로 전년 275만배럴에 비해 약 270% 증가하는 등 전략시장 공략에도 성공했다.
이런 호성적에도 가끔 수출액이 감소해 국가 무역수지 기여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저유가로 인해 전년 대비 20% 감소한 227억637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오가다 3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제품가격이 동시에 하락한 결과다. 오히려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더욱 늘어났다.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가운데 지난해 정유4사 영업이익이 총 8조원에 달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지난해 정유업계 원유수입액은 402억달러로 원유수입액 중 석유제품 수출액 비중은 56%에 이른다. 원유수입액 절반 이상을 수출로 회수한 셈이다.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줄어들었을지 모르지만 정유업계는 여전히 수출 전선 최선봉에 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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