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후방 산업계 기술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미콘코리아가 개막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세미콘코리아 2017`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 전시회는 10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세미콘코리아에는 반도체산업 전체 서플라이 체인을 아우르는 장비와 재료, 부품, 설계, 소프트웨어, 설비 업체가 전시관을 차리고 신제품, 신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비 분야에선 ASML, 도쿄일렉트론(TEL), 알박, 아드반테스트, 세메스, 케이씨텍, 한미반도체, 프로텍 등 주요 업체가 참여한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 등 최신 장비를 소개한다. 세미콘코리아 기간 중 열리는 `SEMI 기술 심포지엄(STS)` 리소그래피 세션에선 EUV 기술 개발 사항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전후공정 종합 장비를 다루는 TEL은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노광용 감광액 도포 장비인 코터와 현상 작업을 맡는 디벨로퍼를 전시한다. 원자 수준의 얇은 막을 생성할 수 있는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포함해 스퍼터 장비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테스트 장비 분야 강자인 아드반테스트는 시스템온칩(SoC)과 메모리 테스트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세메스는 반도체용 세정과 식각 장비를, 케이씨텍은 반도체 화학기계연마(CMP) 장비와 CMP 공정시 사용되는 슬러리 소재를 선보인다.
한미반도체는 신규 상용화에 성공한 실리콘관통전극(TSV)용 핵심 장비인 서멀콤프레션(TC) 본더를 포함해 성능, 생산 효율성을 보다 높인 6세대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 등을 출품한다. 한미반도체 비전 플레이스먼트 장비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제품으로 웨이퍼에서 절단된 반도체 패키지의 세척, 건조, 검사, 선별 공정을 수행한다.
프로텍은 신형 디스펜서 장비인 제우스-썬더를 세미콘코리아 2017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스크린 프린터를 대체할 수 있는 장비로 PCB 기판 등에 붙는 솔더 크림을 코팅하는 역할을 한다. 디스펜서는 노즐을 이용해 레진(Resin)이나 에폭시(Epoxy) 용액, 형광체 등을 분사해주는 장비를 통칭한다.
재료, 부품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혁신 기업도 세미콘코리아에 전시관을 꾸린다. 미국 화학재료 전문업체 새이켐은 테트라메틸 암모늄 하이드로옥사이드(TMAH)를 대체할 수 있는 에틸트리메틸 암모늄 하이드로옥사이드(ETMAH)를 전시한다. TMAH는 식각, 세정, 현상 등 습식(Wet) 공정에서 활용되는 화학 재료의 핵심 원재료로 독성이 강하다. 업계에선 TMAH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찾는 중이다. 새이켐의 ETMAH가 TMAH와 비교해 독성이 덜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일본 전자부품 재료업체 나믹스는 반도체 패키지용 언더필(Underfill) 절연 재료 등 다채로운 제품군을 선보인다. 언더필은 말 그대로 아래쪽을 채운다는 의미다. 패키징 시 돌기 형태의 범프 사이를 언더필 재료로 메워 절연시키고 연결 부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언더필 재료 분야에선 나믹스가 세계 1위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전문업체 제우스의 자회사 에이피씨티는 미국 다우케미컬, 일본 이시하라가 독점하고 있는 반도체 패키지용 틴실버(SnAg) 도금 약품을 세미콘코리아 2017에 출품해 신규 고객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PMS는 케미컬 재료 내 20나노 크기 불순물을 검출해주는 장비인 켐20을 전시한다. 폴은 다양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사용되는 케미컬 재료의 불순물 여과 장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장비 부분품과 부품 업체도 다수 참여한다. 삼익THK는 고정밀 고내구성이 특징인 신형 볼리테이너형 LM(Linear Motion)가이드 SPR/SPS를 전시한다. LM가이드는 볼 회전이나 롤러 구동으로 직선운동을 가능케 하는 설비 자동화 핵심 부품이다. 볼리테이너형은 볼 사이 상호 마찰을 없앤 방식이다. 마찰이 없어 긴 수명, 낮은 소음, 부드러운 고속 동작을 구현한다.
투식스는 정밀 반도체 장비에 최적화된 실리콘카바이드(SiC) 재료 기반 웨이퍼 `척`(Chuck)을 전시한다. 척은 공구나 가공물을 고정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웨이퍼 척은 웨이퍼가 놓여지는 부품이다. SiC 재료로 만들어진 웨이퍼 척은 기존 알루미나(Al203) 척과 비교해 평탄도가 높고 무게는 가볍다.
세미콘코리아는 올해로 30회를 맞이한다. 전시를 주최하는 SEMI는 1987년 세미콘코리아 행사를 처음으로 열었다. 당시 참가 업체는 187개사로 227개 부스 규모로 열렸다. 30년이 지난 올해는 역대 최대인 500개사가 1893개 부스 규모로 전시에 참여한다. SEMI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힘입어 세미콘코리아 위상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장비 재료 구매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호황기를 맞아 올해 사상 최고 실적이 예고된 상태다. 양사 실적이 좋아지면 구매력은 그 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반도체 장비, 재료 업체가 세미콘코리아에 전시관을 차리고 신기술, 신제품을 선보이는 이유다.
SEMI는 이번 전시회에 4만명 이상 반도체 전문가, 엔지니어, 관련 업종 참관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