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주도권" 스마트폰 시장 부품업계의 반란

메모리·OLED·이미지 센서 등 수급난에 관련 업체 몸값 뛰어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아이폰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새 아이폰에 탑재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단독으로 공급하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인기를 끌어도 패널 공급이 원활치 못하면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애플이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다.

해외 한 산업디자이너가 만든 아이폰 컨셉 이미지(출처: Marek Weidlich)
해외 한 산업디자이너가 만든 아이폰 컨셉 이미지(출처: Marek Weidlich)

#한국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이미지센서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듀얼 카메라 확산으로 이미지센서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귀 조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미지센서를 확보하지 못해 듀얼 카메라 탑재를 포기하는 기업까지 나올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폰 G5의 듀얼 카메라.
LG전자 스마트폰 G5의 듀얼 카메라.

반도체 메모리, 디스플레이, 이미지센서 등 스마트폰 주요 부품 업체의 몸값이 뛰고 있다. 독점 지위를 확보한 기업은 사실상 완제품(세트) 업체의 운명까지 결정한다. 공급 부족으로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치솟지만 세트 업체는 물량 확보에 비상이다. 난립하던 제조사가 구조조정으로 정리되고, 업계 유일무이한 제품이 속속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스마트폰 주요 부품의 공급이 수요를 채우지 못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수급이 불안한 메모리는 가격이 급등한다. 시장조사 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 D램과 eMMC 고정 가격은 올 1분기 각각 전 분기 대비 3.2%, 16.9% 상승했다. eMMC 상승률은 최근 5년래 최대 수치다.

모바일 OLED 패널 확보전은 치열하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도 올해부터 전략 스마트폰에 OLED를 도입하기 때문이다. 중국 화웨이, 오포, 비보 등이 OLED 확보에 나섰지만 공급업체가 1~2개에 불과해 수급이 여의치 않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OLED 수요가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2억대에 이를 것”이라면서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은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장착되는 이미지센서도 수급이 빠듯하다. 카메라 모듈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특히 듀얼 카메라 확산으로 센서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정체된 형국이다. 수요가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부품 몸값이 오르고 있는 건 공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세계 메모리 업계는 수년간 치킨게임을 벌였다. 한 쪽이 쓰러질 때까지 극단의 경쟁을 벌인 것이다. 그 결과 공급사가 D램은 3곳, 낸드플래시는 5곳으로 정리됐다. 업계 재편에 따른 공급이 한정되면서 메모리 가격이 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용 OLED는 사실상 원톱 기업이 좌지우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95%를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세계 유일 OLED 패널을 양산,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물량도 충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구매조차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부품 업체가 세트업체 생산량을 조정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지난해 샤오미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용 OLED 공급을 요청했지만 올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 세트 제조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신제품에나 탑재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OLED로 스마트폰 차별화를 하려던 샤오미로서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유력 부품업체가 주도권을 쥐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트업체가 부품업체에 구애하는 사례도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만 패널을 공급할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대항마로 LG디스플레이를 지원해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폰 컨셉 영상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폰 컨셉 영상

(자료: IHS)

(자료: IHS)

"우리가 주도권" 스마트폰 시장 부품업계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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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