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고가의 카드결제단말기(POS, 캣단말기) 없이 스마트폰 간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전국 수십만 자영업자의 결제 단말기 비용 부담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 모바일결제 솔루션 삼성페이가 온라인 버전 `미니`에 이어 카드 단말기 없이 결제가 가능한 폰2폰 시대를 연다. 이미 5만여 가맹점이 도입을 확정했다. 올해 전국 가맹점으로 이를 확대한다.
13일 금융권과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판매자 스마트폰과 구매자 삼성페이 탑재 폰을 맞대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는 `폰2폰 결제`가 시작됐다. 삼성전자와 카드사, 전자결제대행(PG)사, 간편결제 스타트업이 협업해 앱만 설치하면 된다. 삼성페이뿐만 아니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활용해 신용카드, 체크카드도 폰2폰 결제가 가능해진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결제가 이뤄지던 삼성페이가 폰2폰 결제로 확장되면서 삼성페이 결제 가능 가맹점은 영세가맹점을 포함해 수십만 곳이 늘어난다.
앱을 개발한 PG사 관계자는 “삼성페이 폰2폰 결제가 적용되면 오프라인 기반의 대면 결제에서 삼성페이 사용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면서 “폰2폰 결제 특허 기술을 보유한 H사와 독점 제휴를 통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PG사가 보유한 가맹점 5만여 곳은 삼성페이 폰2폰 업데이트를 이미 적용,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신규 가맹점은 앱 설치 후 가맹점 등록을 하면 스마트폰으로 신용카드는 물론 삼성페이 결제를 받을 수 있다.
삼성페이는 지난 1월 국내 누적 거래 금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 이 가운데 75%가 오프라인 결제에서 발생했다. 상당수가 중대형 가맹점이었다. POS나 캣 단말기를 통해 삼성페이 MST로 결제가 이뤄졌다. 반면에 폰2폰이 확대되면 소상공인이나 영세가맹점, 개인 자영업자, 배달업체 대상으로 삼성페이 결제가 발생한다. 현금 거래가 주이던 이들 가맹점에 고가의 단말기를 스마트폰으로 전환, 이용하는 결제 습관을 바꾸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도 오프라인 결제에 발생하는 수수료 대비 1% 이상 저렴하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도 폰2폰 결제에 합류해 퀵서비스, 방문 판매, 배달 업종에 삼성페이 결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널리 사용하던 결제 방식인 MST 방식과 차세대 결제 방식인 NFC에다 폰2폰 결제까지 추가함으로써 애플, 구글보다 한 발 앞선 결제 플랫폼 장악력을 갖추게 됐다.
MST와 더불어 별도의 시스템 구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단기로는 결제 소비자와 가맹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결제 습관을 추가한 셈이다.
한편 애플도 일본 등에서 폰2폰 결제를 추진하고 있다. 결제가 가능한 결제 단말기 투자보다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폰2폰 결제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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