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정보화 사업에서 원격지 개발 도입의 첫 사례가 나왔다. 원격지 개발은 10년 전부터 정보기술(IT) 업계가 강력하게 도입을 요구해 온 숙원 사업이다. 아직 시행된 사례가 없다. 첫 사례가 원격지 개발 도입 확산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강원랜드는 40억원 규모의 리조트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 원격지 개발을 도입한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9월에 착수한 분석·설계에 이어 오는 3월에 시작하는 시스템 개발 과정이 대상이다.
전체 프로젝트 기간 22개월 가운데 개발 단계인 5개월 동안 이뤄진다. 발주 기관이 위치한 강원도 정선군이 아닌 서울에 위치한 수행업체 본사에서 개발한다. 농심NDS와 KCC정보통신이 사업을 수행한다. 현지 진행이 불가피한 테스트 등은 원격지 개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원격지 개발로 수행 업체는 출장비, 체류비, 사무실 임대료 등 개발 비용을 절감한다. 이번 사업에서는 원격지 개발로 1억9560만원을 줄인다. 개발 인력의 지역 파견을 줄여 직원 이탈을 최소화한다. 연구개발(R&D) 인력 공조 등 관련 인력의 투입도 유연해진다.
공공기관은 원격지 개발 도입에 보수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사업 공정 모니터링과 관리가 어렵다는 이유다. 원격지 개발에 따른 산출물 검토와 통합의 어려움도 원인이다.
과거 몇몇 기관이 원격지 개발 도입을 제안요청서(RFP)에 명시했지만 발주 기관의 내부 반대로 모두 무산됐다. 한 공공기관은 발주 때 투입 인력 비상주를 원칙으로 제시했지만 사업이 착수되자 인력 상주를 요청했다. 해당 사업자는 원격지 개발 기준으로 사업비를 제안, 적자를 봤다.
사업 수행 업체는 해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활용, 원격지 개발 모니터링과 사업 관리가 가능하다. 강원랜드는 프로젝트관리조직(PMO) 등을 중심으로 주 1회 방문해 원격지 개발에 따른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한다.
권혁상 KCC정보통신 ITO비즈그룹장 상무는 “원격지 개발은 수행 업체에 비용 절감과 인력 운영에 이점이 많다”면서 “발주 기관이 우려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공공 정보화 사업에 원격지 개발 도입 사례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등 정부도 원격지 개발 도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권유하곤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다. 강원랜드 원격지 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원격지 개발에 대한 부정 인식이 줄어들 전망이다. IT업계는 강원랜드의 원격지 개발이 정보화 시장을 개선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발주 기관과 사업 수행 업체가 상생하기 위해 원격지 개발을 도입했다”면서 “성공 프로젝트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표]원격지 개발 도입에 따른 사업 수행 업체 효과
자료:업계종합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