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시대가 상반기 중에 열린다. 이론상 2시간 분량의 고화질(HD)급 영화(약 1.7GB)를 13초 만에 내려 받을 수 있다. 일반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보다 13배 이상 빠르다.
퀄컴 상용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출시를 앞둔 가운데 인텔도 신형 모뎀 솔루션을 공개했다. 통신사도 신기술로 서비스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초고속 스마트폰 시대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인텔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 전 21일 비공개 전화회의를 열고 신형 LTE 어드밴스드 프로 모뎀 솔루션 `XMM 7560`을 공개했다. XMM 7560은 4개 주파수집성(CA), 4×4 다중안테나(MIMO), 256쾀(QAM) 기술을 지원해 최고 1Gbps 다운로드 속도를 낸다. XMM 7560에 탑재하는 모뎀 칩은 인텔 14나노 공정으로 만든다.
퀄컴은 지난해 MWC에서 1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X16 모뎀 솔루션을 공개했다. 인텔보다 1년 빠르다. X16 모뎀은 10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스냅드래곤 835`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통합, 원칩으로 제공된다. 갤럭시S8을 포함해 조만간 출시할 대부분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한다. 데이터 통신 속도가 한결 빨라진다.
인텔 XMM 7560은 `스마트폰 두뇌`인 AP와 통합하지 않은 단일 모뎀 칩 솔루션이다. 인텔 모뎀 솔루션을 쓰려면 별도로 AP를 탑재해야 한다. 정식 출시 일자를 밝히지 않은 `공개` 수준이다. 각국 통신사의 망 연동 테스트를 마치면 일러야 연말께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출시할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짙다. 애플은 퀄컴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인텔을 대항마로 키우고 있다. 독자 AP를 보유하고 있어 원칩 솔루션이 필요 없다.
1Gbps 모뎀 솔루션 상용화로 스마트폰 LTE 데이터 통신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다만 통신사별 서비스 시기는 제각각이다.
주파수집성(CA)은 주파수 여러 개를 묶어 통신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LTE는 협대역(10㎒폭)을 사용하는 단일 밴드에선 75Mbps, 광대역(20㎒폭)에선 1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각각 낸다. 만약 광대역 주파수 밴드 4개를 집성해 80㎒ 대역폭을 확보하면 6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MIMO는 단말기 송수신 안테나 수를 늘려서 데이터 전송량과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서비스 기지국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 4×4 MIMO 기술을 광대역 주파수에 적용하면 해당 주파수는 논리상 40㎒ 확대 효과를 본다. 여기에 데이터 단위를 6비트(bit)에서 8비트로 확대, 전송 속도를 33% 높여 주는 256QAM 기술을 적용하면 1Gbps를 웃도는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광대역폭 주파수 4개를 CA로 집성(80㎒)하고 △광대역폭 주파수 하나에 4×4 MIMO를 적용하면 최종으로 100㎒ 대역폭에서 750Mbps 다운로드 속도를 낼 수 있다.
256쾀 기술로 33% 속도를 높이면 이론상으로는 1Gbps의 다운로드 속도가 나온다. 다만 국내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광대역 주파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2개, KT가 1개다. 퀄컴과 인텔의 최신 모뎀 솔루션이 지원하는 CA 개수는 4개다. 이에 따라서 당분간 다운로드 속도는 1Gbps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20~30% 빨라지는 것”이라면서 “현재 LTE 최고 속도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500Mbps, KT가 400Mbps인데 업체별로 기술 적용 방식에 따라 698~798Mbps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