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취업을 위한 조건으로 `학벌, 학점, 토익` 일명 취업을 위한 3요소를 떠올린다.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은 취업 준비생은 대기업 취직을 위한 조건 앞에서 사기가 저하되곤 한다.
그러나 취업 3요소가 법칙화된 것은 아니다. 지방대 출신, 낮은 학점, 평범한 스펙으로 아모레퍼시픽 입사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입사 6년차인 박상범씨가 합격 노하우와 사내 업무 환경을 소개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바란다.
▲아모레퍼시픽 매스(MASS)전략팀에서 올해로 6년차 근무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퍼스널케어(생필품)관련 브랜드를 관리하고, 브랜드 유닛의 전반적 사업을 담당한다. 지원부서로서 영업부서와 마케팅부서를 지원하고, 큰 틀에서 사업 전략을 구성하는 일을 주로 한다.
-아모레퍼시픽 합격 팁을 소개해달라.
▲우선 첫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회사 내에서 영어와 중국어 능력, 즉 외국어 능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K뷰티 열풍을 잇기 위해 글로벌시장 공략에 주력한다. 회사에서도 중국어를 필요로 하는 직군이 많아졌다.
두 번째 남들 보다 좋지 않은 스펙을 가졌다고 소극적일 필요는 없다. 그보다 자신감과 유머감각이 중요하다. 면접에서는 무엇보다 첫인상이 가장 중요하다. 저는 아모레퍼시픽이 지향하는 점을 제 자신에 빗대 소개했다. 운동을 좋아해서 남들보다 체구가 조금 크고, 얼굴은 동양적이다. 이 점을 강조하면서 “동양적 외모와 서구적 체형을 가진 동서양의 미를 아우르는 인간 아모레퍼시픽입니다.” 이런 식으로 소개를 했더니 면접관들이 다들 웃었다. 이렇게 면접에서 자신의 자신감과 강점을 위트있게 드러내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끝으로 요즘 회사에서 다양성을 많이 추구한다. 다시 말해 전공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각자 전공에 맞게 다양한 사고방식과 아이디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면 좋다. 제가 담당하는 대학생 대외활동MCC(Mass Cosmetic Creator)에서도 기존에는 경영과 디자인 전공을 중심으로 뽑았다. 이제는 유전공학, 화학과 등 다양한 전공을 선발해 아우르면서, 폭넓은 관점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어떤 스펙을 준비했었나.
▲대단한 스펙은 없었다. 지방대 출신에 학점과 토익점수가 다른 취업준비생에 비해 높지 않았다. 무엇을 하든지 자기 스스로를 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족한 스펙을 불안해하고 두려워하기 보다 자신을 믿고, 때로는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밑거름이다.
저는 학교 내 활동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부분을 찾기 위해서 학교 외 활동을 정말 많이 했다. 대외활동과 공모전을 많이 참가하면서 명문대 학생들과 겨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서울대와 중앙대에서 한 학기씩 교환학생을 겸했다. 자포자기하기 보다 부딪히면서 강해지고 싶었다. 명문대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나만의 강점을 찾았고, 자신감도 가질 수 있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아모레퍼시픽과 어울리는 과는 아닐 수 있다. 사실 입사하기 전까지 코스메틱 전문 지식은 거의 없었다. 전문성보다 `사람을 많이 대하는` 특성을 어필했다. 처음 영업부서로 지원했기 때문에 소통능력을 강조했던 것도 강점이 됐다.
-아모레퍼시픽 직분(직무상본분)구조는 어떠한가.
▲직분이동이 자유로운 편이다. 직분에 융통성이 있다. 처음 입사할 때 본사가 아닌 지역부서 영업부서로 들어왔다. 그때 지역사업부에서 개별공고를 했기 때문에 본사보다 입사장벽이 낮았다. 또 지역영업팀에서 근무를 하다 자연스럽게 본사팀으로 이동 발령할 기회를 얻었다. 지역에서 3년 근무 후 지금까지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는 아니고 회사 내 그런 케이스가 많다.
-가장 경쟁률이 높은 마케팅부서도 다른 부서 직분이동이 잦은 편인가.
▲직분이동이 유연하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영업부서로 입사해 마케팅부서로 이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원 때 자신이 원하는 부서가 경쟁이 치열하다면, 다른 부서로 지원해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
-일에서 언제 가장 만족을 느끼나.
▲대학생이 참여하는 MCC라는 대외활동을 담당한다. 저희가 만든 콘텐츠를 MCC기수들이 사용자 관점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고, 전 사원에게 공유해서 인정받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후배들에게 속된 말로 “쫄지마라”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 신입사원에게 업무 능력이 뛰어나냐 그렇지 않냐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업무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임하고, 얼마나 성실하게 일하느냐를 본다.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싶은 친구인가를 더 고려한다. 즉, 내가 가능성이 있느냐 문제이지 지금 뛰어나다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또 지원에 있어 마음가짐이 “뽑아주세요”가 돼선 안 된다. 간절함 속에서도 스스로가 인재임을 어필하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간절함으로 지원하기 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회사를 찾기 위해 자신도 회사를 평가한다는 마인드가 있으면 여유가 있고, 하고 싶은 말도 할 수 있다.
-개인적 꿈은 무엇인가.
▲가깝게는 일과 삶의 균형을 잘 맞추며 업무에 임하고 싶다. 회사에서 바라는 직원 모습이기도 하다. 일과 삶의 균형이 이뤄져야 직장생활이 더 즐겁고 성과도 나기 때문이다. 멀리 바라봤을 때는 좀 더 다양한 직군을 경험하며 좀 더 아모레퍼시픽에 적합한 인재가 되는 것이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