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유료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다. 넥슨,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일명 빅(BIG) 3N에서 처음이다.
26일 넥슨에 따르면 회사는 1분기 중에 `애프터 디 엔드:잊혀진 운명`을 출시한다. 자회사인 네오플이 만들었다. 출시 가격은 5000원 이하로 책정될 예정이다. 게임 구매 때 결제하고 게임 중에는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다. 아버지를 찾아 떠난 아들의 길 찾기를 3D 퍼즐로 구현했다.
2017년 현재 대부분 국내 게임사는 게임 다운로드와 기본 플레이는 무료로 제공하고 게임하면서 아이템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꾸민다. 아이템 구매 때 상품 내용을 알 수 없는 `확률형 아이템`이 대부분 매출을 차지하는 구조다. 과소비 조장, 낮은 확률, 실제 상품 출현 여부로 이용자 불만이 거세지자 국회는 아이템 확률 정보를 공개하고, 청소년에게는 확률이 10% 이하인 아이템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 3개를 발의했다.
압박이 거세지자 게임업계는 올해 7월부터 강화된 자율 규제를 실시한다.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는 사안이다.
유료 게임은 주로 콘텐츠 완성도가 높은 게임사가 취하는 비즈니스모델(BM)이다.
게임 구매 자체를 과금하고, 플레이 도중에는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는다. 아이템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배경 꾸미기 등 게임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선으로 제한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혼` `이블팩토리` 등 최근에 출시하는 모바일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했다.
박지원 넥슨 대표는 지난해 11월 넥슨 지스타 프리뷰에서 “정액제(유료 게임)를 시도할 생각”이라면서 “아예 수익 모델 없이 출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목표로 `다양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부터 사업부 핵심성과지표(KPI) 필수 항목에서 매출 항목을 제외했다. 게임 제작에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개척형 오픈월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표방한 `야생의 땅 듀랑고`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장르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 1조9000억원대를 기록한 넥슨은 부분 유료화로 큰 대표 게임사다. 게임 산업의 초창기와 피처폰 시대 모바일 게임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게임을 부분 유료(게임 플레이는 무료, 게임 내 아이템 구매)로 제공했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한국게임학회장)는 “몇몇 게임으로 전체 분위기가 바뀔지는 미지수”라면서도 “확률형 아이템의 건전성에 대한 걱정이 높아 가는 시점에서 콘텐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