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SK텔레콤, LG전자, 네이버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 연구개발(R&D)과 상용화를 위해 손잡는다.
자동차와 통신, 전자, 포털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자율차 동맹`이다. 국내 기술과 기업이 차세대 자동차 핵심 주도권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대기업을 포함한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자율주행 연구회 형태의 컨소시엄이 이르면 이달 말 공식 발족한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과 이경수 서울대 교수가 주축이 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컨소시엄 출범을 준비해 왔다. 국내 대표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최종 회의를 거쳐 연구회 성격의 협력체를 이달 말 발족하기로 뜻을 모았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와 계열사 현대모비스, 현대엠엔소프트 등이 참여한다. 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자율주행 자동차 부품을 개발하는 LG전자,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을 공식화한 네이버도 함께한다.
KATRI는 자동차의 각종 안전과 연비 관련 테스트를 수행하고 인증하는 기관이다. 자율주행자동차 시험장인 K-시티를 구축 중이며 자율주행자동차센터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이경수 교수팀은 국내 대학 최초로 자율주행차량 실도로 임시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이종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민간 협의체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낀 KATRI와 이 교수가 기업들의 뜻을 모아 협력체 결성을 준비해 왔다.
자율주행차는 미래 기술의 집합체다. 차량 주행 성능을 포함한 기존의 자동차 기술을 기본으로 다른 차량이나 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커넥티드 기술,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요소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완성차 업체와 이종 기술 업체 간 협력체 구성이 잇따르고 있다. `BMW-인텔-모빌아이` 협의체나 `폭스바겐-LG전자` 컨소시엄 등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부터 2월까지 몇 차례 개최된 출범을 위한 준비 모임에는 각사의 자율 주행 관련 R&D를 담당하는 임원들이 참석, 협력 의지와 필요성을 공유했다. 공식 법인 형태의 출범도 논의했으나 관리와 운영 문제로 연구회 같은 협력체로 우선 출범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에서는 기업 간 협력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자율주행자동차 실현을 위한 정책 건의도 함께 진행한다.
협력체 운영이 안정화되면 참여를 원하는 기업과 기관도 추가로 받아들인다. 다양한 아이디어 교환과 협력 비즈니스 모델을 도출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등의 합류가 가능하다.
KATRI 관계자는 “기술 융·복합이 핵심인 자율주행차에서 우리나라 대표 기업 간 협력과 아이디어 교류는 큰 의의가 있다”면서 “정부나 관 주도가 아니라 기업체 스스로 동맹을 결성하면서 단순히 연구를 뛰어넘어 비즈니스 성과 확대까지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