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해시태그-#네이버 아이(i)]지금은 아이지만...행동하는 네이버 앱

[이주의해시태그-#네이버 아이(i)]지금은 아이지만...행동하는 네이버 앱

아이언맨이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를 부리듯 네이버 앱을 내 비서로 활용한다면? AI 대화형 엔진 `네이버 아이(i)`는 이런 상상이 공상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포털 네이버 앱에 베타 버전 적용이 가능해졌다. 정식 출시 전 이용자 피드백을 얻는 네앱연구소에서 설정한 뒤 네이버 앱 하단에 아이콘과 별도 앱이 생성된다.

기존 음성 검색을 뛰어넘는 다양한 기능이 적용됐다. 지금까지 음성으로 입력하지만 검색 결과를 음성으로 안내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오늘 날씨를 알려줘` `오늘 미세먼지 농도는`이라고 물었을 때 어제 날씨와 비교해 음성으로 설명한다.

일부지만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점이 눈에 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능을 음성으로 활용 가능하다. `화장실 어디야를 영어로 번역해줘`라고 말하면 번역해 음성으로 읽어준다. `1754 곱하기 457은` 등 간단한 계산도 대신 해준다.

모든 요청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일부는 앱을 실행하거나 해당 사이트로 이동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한다.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들려줘`라고 하면 네이버뮤직으로 넘어가 바로 곡을 재생한다. `네이버웹툰173 보고 싶어`라고 말하면 네이버 웹툰 앱을 실행한다. 이용 도중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을 음성으로 실행 가능하다. 지역별 맛집 찾기 기능도 잘 작동한다.

뉴스 기능은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전자신문 뉴스를 읽어줘`나 `네이버 관련 뉴스를 읽어줘` 등 특정 검색어나 언론사 뉴스를 읽어달라고 주문하면 제목을 열 개까지 읽어준다. 다시 `두 번째 뉴스 읽어줘`라고 하면 해당 기사 본문 전체를 읽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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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대화를 나누며 반응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다. 한국인에 맞는 독특한 답변이 나올 때가 많다. `배고프다`라고 말하면 `끼니 거르면 안되요~ 한국사람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잖아요`라고 응답했다. `우울하다`라고 요청하면 `힝~ 저도 우울해지네요. 우리 재밌는 게임이나 해볼래요?`라고 대답한다. 물론 다른 AI 비서와 마찬가지로 아직 대화가 정교한 수준은 아니다.

예상보다 깔끔하게 음성을 인식한다. 말 중간에 약간 뜸을 들여도 오인식률이 낮다. 음성 검색 시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한국어를 대부분 정확하게 인식했다. 이미지 인식이나 음성인식은 AI 기술 중 상당한 수준까지 발달한 분야다.

자연어처리는 다른 AI 비서처럼 개선이 필요하다. 사용자 의도를 정교하게 파악하는 것은 AI 종사자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다. 네이버웹툰을 열어주긴 하지만 특정 작품을 열어주지는 못한다.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은 그냥 해당 키워드의 검색 결과만 보여준다.

현재 사람이 많고 소음이 심한 실외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다. 하지만 운전 중이거나 침대 위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모바일 앱에 대화형 엔진을 탑재한 것은 모바일만을 위한 포석이 아니다. 사물인터넷80(IoT80) 시대가 오면 음성 중요성이 커진다. 더 이상 차 안에서 속이 울렁거리지 않아도 되고, 냉장고를 열자마자 부족한 식재료를 바로 주문할 수도 있다. 플랫폼 회사 입장에서는 모든 것을 음성 기반으로 구현할 때 플랫폼 분산에 따른 지배력 감소를 막을 수 있다. 아직 자비스 수준으로 발전하려면 갈 길이 멀다. 국내외 AI 비서는 아직 어린아이 수준이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는 속도는 빠르다.


한줄평 : 출근 길 운전엔 라디오 뉴스 대신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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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