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메시지를 카카오톡처럼 사용할 수 있는 `RCS(Rich Communication Suite)` 서비스가 부활한다. 문자메시지 자체 진화는 물론 제조사·이동통신사 합작품이 메시징 앱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다음 달 RCS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비스 개시는 `갤럭시S8` 출시 예정인 4월 21일 전후가 유력하다. 안정성 확보와 연동을 위해 현재 테스트 중이다. 이통사가 기능을 활성화하면 곧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올해 초 미래창조과학부에 `채팅`이라는 이름으로 약관 신고도 완료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제공하는 RCS는 2012년 출시한 `조인(joyn)`처럼 별도 앱을 내려 받는 방식이 아니다. 조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조치이자 이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8 등 최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누가(Nougat)`를 적용한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된다. 기존 스마트폰은 누가 업데이트 이후 이용 가능하다.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통신사 간 연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적 상태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시점을 조율 중”이라며 “갤럭시S8 출시 전후가 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RCS 서비스를 내놓는 건 특정 용도 중심으로 문자메시지 이용이 지속되는 만큼 기능을 고도화, 기존 이용자 편의를 높이고 문자메시지 이용 패턴이 메시징 앱과 다른 만큼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다.
궁극적으로 RCS를 통해 빼앗긴 메시징 플랫폼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의지다. 성장 정체에 직면한 통신 시장에서 RCS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려는 목적이다. 기업용 메시징 시장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행보는 RCS 생태계를 조성하는 동시에 애플과 구글을 견제하기 위한 다각도의 포석이다.
지난해 말 인수한 뉴넷캐나다 RCS 기술을 활용, 커넥티드카 등 미래 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준비로 해석된다. 인공지능(AI)과 RCS 기술을 접목해 `챗봇` 등 대화형 인터페이스 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RCS를 애플 아이메시지 대항마로 OS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구글을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
통신사 단말담당 임원은 “새로운 RCS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이통사와 제조사가 RCS를 부활시키는 것은 기존 메시징 앱과의 경쟁보다 RCS 기반 미래 서비스를 준비하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개발한 통합 메신저 표준이다. 전화번호 기반으로 문자메시지, 멀티미디어 전송, 그룹채팅을 할 수 있다. 수신 확인과 통화 중 영상·사진·위치정보 전송, 스티커 활용 등 기존 메시징 앱 기능을 대부분 제공한다.
첫 RCS 서비스였던 조인은 한때 이용자가 30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이용률은 0.1%로 저조했다. 이용자가 카카오톡 등 메시징 앱에 익숙해져 있어 조인 사용의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4년이 안 돼 서비스가 종료됐다.
〈표〉RCS 서비스 개요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