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이제 기술 전문가나 경제 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가 됐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라는 얘기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연결과 융합으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기술이 서로 연결돼 사회·경제적으로 새로운 시스템이 생성되는 빅뱅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산업 시대가 개막돼 국가적으로도 다양하고 새로운 전략이 요구되고, 각국은 산업과 경제 성장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첨단 기술과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정부 역시 첨단 제조업 전략을 마련해 선제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이라는 국가적 전략 아래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선도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첨단기술 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으며, 선진 기술력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국은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1차 산업혁명 이후 대변혁을 경험했고, 고성장과 더불어 삶의 질이 향상됐다. 그러나 앞으로 2050년까지 세계 경제성장률은 현재의 절반 정도인 1.5%가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 유수의 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32조달러의 부가 가치 증대를 가져와 앞으로도 3% 이상 경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론도 존재한다. 3차 산업혁명을 주창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아직 디지털 혁명이 끝나지도 않았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불균형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자리가 창출되더라도 이 역시 특정 분야와 계층에 편중되는 등 부작용이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산업과 경제 환경은 4차 산업혁명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 조정의 필요성, 구경제와 신경제 간 충돌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준비해야 한다.
2016년 이후 정부는 12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구조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융합 플랫폼 구축 등 새로운 시장 창출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부처 간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법과 규제 혁신 계획은 시기적절해 보인다.
앞으로 핵심 기술 개발 투자와 함께 핵심 인력 양성도 병행돼야 할 부분이다. 제조 현장부터 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것은 사람의 창의성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경쟁국의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우리에게도 이 변화의 시기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왕국을 이룬 미국의 플랫폼 전략은 첨단 제조업 전략과 연결되며, 이에 따라 소재부품 분야에서 우위에 있는 우리나라의 역할이 더 커질 수 있다. 제조 강국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제품, 소비재, 문화콘텐츠 등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전략들을 정부와 민간이 협업해 도모할 때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혁신의 중심에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종만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수석연구원, jmpark@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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