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속에 있던 미술교육 도구 '스마트팔레트'와 터치펜을 고정밀 3D 프린터로 만들면서 오류와 개선점을 빠르게 잡았다. 비용도 저렴해 큰 도움이 됐다.”-이윤재 구니스 대표
“VA용 손목 착용 디바이스 시제품 제작을 8일 만에 완성됐다. 덕분에 이달 말 시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정연우 리얼감 대표
“금형업체보다 약 10배가량 저렴하게 제품 생산과 수정이 가능해 경제적 부담을 크게 덜었다.” 우상범 고퀄 대표.
판교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에 마련된 'K-ICT 디바이스랩 판교 팹(FAB)'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게 인기다. 시제품 제작을 위해 한 달 전부터 줄을 서야 할 지경이다.
판교 팹은 미래부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운영하는 사업이다.
스타트업, 벤처·중소기업이 사물인터넷(loT) 제품이나 스마트 장치 제품 개발과 창업에 필요한 시제품 제작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자동화 제조시설 설비 역량을 못 갖춘 중소벤처가 시제품을 만들 때 도우미 역할을 한다.
판교 팹은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8월부터 디자인개발부터 시제품 제작을 지원 중이다. 수억원대 초정밀 산업용 3D 프린터와 컴퓨터수치제어(CNC) 고속 조각기, 진공주형기 등 11종 12대 전문장비를 갖췄다.
지난해 12월까지 이용기업은 145개사에 이른다. 시제품 제작 건수도 345건에 이른다. 당초 목표했던 110건을 3배 초과 달성했다. 가동률은 97.95%다. 기계가 쉴 틈이 없다. 사실상 7월부터 지원이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6개월 새 이룬 성과다.
한 예로 스마트 조명 스위치 커버를 생산하는 고퀄은 지난해 9월 1일 판교 팹에서 시제품을 제작했다. 팹 덕분에 제품 설계 단계에서 시제품을 제작하고 검토와 수정이 가능했다.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던 시제품은 몇 시간 만에 완성됐다. 비용도 수 천만 원을 절약했다. 모형 틀 제작도 시중 제작비 20분의 1가격인 2만원대에 해결했다. 이렇게 제작한 시제품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에 참가해 호평을 받았다. 고퀄은 캐나다 현지 업체와 실 계약을 맺었고, 2017년 5월 캐나다 시장에 납품할 계획이다.
선진적인 기업 지원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방문도 줄을 잇고 있다. 몰도바·에콰도르 등 개발도상국 정보통신기술(ICT) 정책자문단과 국내외 산학연 단체 방문객 250명이 18차례 팹을 방문했다.
팹은 올해 시제품 제작 지원 목표를 500건으로 잡았다.
팹 사업을 총괄하는 전준수 NIPA ICT융합신산업본부장은“'판교 FAB'은 향후 시제품 제작은 물론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늘려 전문 ICT 허브로서 역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역기관과 협력단체·산업단지 등과 협력도 강화한다. 지역과 연계한 협력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이용기업 마케팅과 판로 확보도 지원할 계획이다.
전 본부장은 “판교 팹이 제조업 창업자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시설 투어 와 체험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시설을 직접 찾아 눈으로 보고 체험한다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품 제작 건수>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