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의료기기 성능 평가하는 모듈형 팬텀 세계 첫 개발

조효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박사가 새로 개발한 'MOMA 팬텀' 모듈 물성을 시험하고 있다.
조효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박사가 새로 개발한 'MOMA 팬텀' 모듈 물성을 시험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이 다양한 의료영상기기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모듈형 측정 장비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모듈 형태여서 모양과 기능을 자유자재로 바꿔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785) 등 다양한 장비를 모두 검증할 수 있다. 가격도 기존 제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 보급형 제품으로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표준연은 조효민 의료융합측정표준센터 선임연구원팀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모듈을 조립, 여러 가지 의료영상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듈단위매핑(MOMA) 팬텀'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팬텀은 의료영상기기의 영상 해상도, 측정 불확도(오차)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직경 15~20㎝ 원기둥 형태로 측정 물질을 내장한다. 크기, 모양, 특성이 다른 인체를 대신해서 MRI, CT 기기에 들어가 측정값을 얻는 데 쓰인다.

그동안 영상기기마다 대응하는 팬텀 구성과 모양이 달라 여러 대를 구해야 했으며, 대당 가격이 200만~3000만원에 달해 부담이 컸다.

표준연은 MOMA 팬텀을 여러 개의 블록 모양 모듈 패키지로 개발했다. 정육면체, 직육면체, 원반, 반원 모양 모듈이다. 모듈 상단부에는 돌기, 하단부에는 홈을 각각 만들어서 손쉽게 결합·분리되도록 했다. 각 모듈을 조립하면 원하는 의료영상기기에 맞는 팬텀을 만들 수 있다. 값싼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를 사용, 가격이 기존 제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측정 성능도 기존 팬텀에 비해 뛰어나다. 기존 팬텀은 내부 측정 물질을 바꿀 수 없어서 최신 고해상도 영상기기 측정에 적합하지 않다. 반면에 MOMA 팬텀은 모듈 내부를 비워 발전된 측정 물질을 변경하고 인체 모사 물질을 넣을 수 있다. 기존 팬텀 기준인 ACR188(MRI 기준), AAPM(CT 기준)에도 부합하는 성능을 낸다.

연구팀은 바로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의 모듈 패키지를 구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임상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 내 영상기기의 측정 보정 값을 얻고, 인체 영상 데이터에 적용한다.

연구팀과 세브란스병원은 임상 연구를 지속, 5년 이내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 MOMA는 향후 표준연이 개발하는 의료영상 측정표준 기반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인체 조직 특성을 모사할 수 있는 기준 물질 개발에도 이용한다.

조효민 선임연구원은 “기존 팬텀은 하나의 의료영상기기에만 쓸 수 있고 가격도 비싸서 영세 의료기관이 마련하기 어려웠지만 MOMA 팬텀은 부담을 대폭 줄여 준다”면서 “앞으로 의료영상기기의 측정 값 정량화와 표준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