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LG디스플레이에 1조원 규모의 설비 투자 의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차세대 스마트폰(픽셀폰)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하기 위해서다.
구글은 물량 수급이 안정되고 LG디스플레이는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설비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양사 간 계약 성사 여부가 업계의 초미 관심사다. 관련기사 소재면
9일 업계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LG디스플레이에 약 1조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혔다. LG디스플레이 OLED 생산 라인 구축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구글은 최소 1조원을 제시했다.
공급 조건 등 세부 계약 내용에 따라 투자 규모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구글의 제안을 받고 계약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조원은 6세대 중소형 플렉시블 OLED를 생산하는 라인 1개를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
구글의 이와 같은 패널 구매가 아닌 설비 투자 제안은 LG디스플레이와의 전략적 관계를 맺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OLED는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구글은 우선권을 확보해 패널 수급을 좀 더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단 구글은 애플처럼 구체적인 기술 사양을 요구하는 등 자사 제품 위주의 전용 라인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구미 E5, 파주 E6에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 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E5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진 3분기 가동, E6는 2018년 가동이 목표다.
구글과 LG디스플레이의 계약이 성사되면 구글 스마트폰용 OLED는 구미 E5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에 구글의 제안은 호재다. LG디스플레이는 E5에 1조5000억원, E6에 1조9990억원을 각각 투자했다. 정식 가동을 시작하고 수율이 일정 수준 안정되면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TV 사업에서 분기 이익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수익 대부분이 아직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나오는 만큼 대규모 투자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구글이 설비 투자비를 분담하면 부담을 덜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을 OLED 고객사로 확보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구글은 지난해 말 5인치와 5.5인치 OLED를 적용한 픽셀폰을 출시했다. 시장에서 호평 받았지만 부품 부족으로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OLED 패널 부족이 주원인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르면 올 하반기에 등장할 신형 픽셀폰에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적용될 전망이다. 구글과 LG디스플레이의 밀월이 시작되는 것이다. 양사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에도 협력하는 등 협업 수위를 높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구글의 투자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