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트항공 오버부킹, 아시안 남성 강제로 끌어내...'인종차별 논란'

사진=트위터 캡쳐
사진=트위터 캡쳐

오버부킹 항공권을 판매한 미국의 유나이트 항공이 경찰을 동원해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행위에 대해 사과했지만 항공사와 공항 당국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이날 폭력은 항공사가 오버부킹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사건은 9일(현지시간),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은 이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스빌로 향할 예정이었다.

탑승객으로부터 다음 비행기를 이용하겠다는 지원을 받았음에도 오버부킹이 해소되지 않자 항공사는 무작위로 네 명을 찍었고, 이 중 한 명이 말을 듣지 않자 무력을 동원한 것이었다.

이 비행기에 탔던 승객 타일러 브리지스는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는 승객에게 처음에 400달러를 제시했다, 이어 800달러와 호텔숙박권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런 제안에도 지원자가 없자 항공사 측은 무작위로 네 명을 찍었고, 세 명은 어쩔 수 없이 수락했으나 한 승객이 끝내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안경이 미끌어져 얼굴에 걸렸고, 입에서는 피가 흐르기까지 했다. 이를 보던 다른 승객들이 항의했지만 소용 없었다.

해당 남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SNS상에는 그가 의사였고, 급히 환자를 보러 가야 해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끌려나간 승객은 몇 분 뒤에 다시 기내에 돌아왔으나 쫓아온 경찰에 다시 끌려나갔고,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세 시간 늦게 이륙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지주회사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홀딩스는 오버부킹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또 폭력 행위가 발생한 데 대해서는 "한 승객이 자발적으로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거부해 경찰을 게이트에 오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승객을 끌어내린 것은 절차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유나이티드의 대변인인 찰리 호바트는 AP통신에 "우리는 정당한 절차를 따랐다. 비행기는 출발해야 했다. 우리는 우리의 고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명은 오히려 독이 되었다.  '왜 800달러만 주냐, 상한선이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유나이티드항공에 가격을 지불한 승객을 제외하는 방법이 폭력인게 적법한거냐' 등 폭력적인 방법에 대해 논란을 빚고있다.


한편, 유나이티드항공은 앞서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 2명의 기내 탑승을 거부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박민희 기자 (mh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