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편광필름 중국 생산 시대를 열었다. 중국 편광필름 공장을 완공하고 디스플레이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은 액정표시장치(LCD) 최대 제조국으로 떠오르면서 편광필름 수요가 커지고 있는 지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중국 장쑤성 우시에 편광필름 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우시 공장은 지난 2015년 5월 착공했으며, 약 2000억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삼성SDI의 첫 해외 편광필름 생산공장이다. 국내에는 청주에 편광필름 생산라인이 있다.
편광필름은 LCD 패널 양쪽에 부착돼 백라이트유닛(BLU)에서 나오는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 화소 밝기를 조절하고 색을 재현하는 기능을 한다. LCD TV를 비롯해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제품에 탑재되는 핵심 소재다.
삼성SDI는 우시 공장에 연간 3000만~4000만㎡ 규모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비했다. 이는 48인치 기준으로 연간 2000만~3000만대 분량 LCD TV에 대응할 수 있는 양이다.
삼성SDI가 우시 공장을 지은 건 편광필름 주력 시장으로 중국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계에 따르면 세계 편광필름 시장 규모는 2014년 3억1200만㎡에서 2020년 4억2500만㎡로 연평균 6%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중국 시장성장률이 연평균 16%에 달한다. 중국 LCD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BOE, CSOT, CEC-판다 등 중국 기업의 LCD 점유율은 생산면적 기준 2014년 12.8%에서 올해 26.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만간 중국이 LCD 시장 1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삼성SDI는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중국 내 제조 기반 확보를 준비했다. 우시 공장은 대형 LCD 패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 초광폭 필름을 생산할 수 있도록 라인을 구성했다.
삼성SDI는 우시 공장 인근 쑤저우에 위치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체들에 우선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주력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대형TV용 편광필름 생산기반을 확보하게 된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고부가 디스플레이 소재를 육성하겠다”고 전했다.
삼성SDI는 올해 편광필름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편광필름 매출은 7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삼성SDI는 지난 2007년 에이스디지텍을 인수하면서 편광필름 사업을 시작했다. 2013년에는 편광 필름 소재인 TAC필름을 광학 성능이 우수한 PET필름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TV용 제품에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