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주요 화두는 제조업 고도화다. 스마트팩토리와 산업용 사물인터넷(IoT)이 키워드로 제시된다. 선진 기업은 일찍부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산업 로봇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도 선제 진출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가동했다.
차세대 제조 로봇 외에 서비스 로봇도 국내 산업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서비스 로봇은 청소, 교육, 의료 등 일상 생활에 쓰이는 로봇이다. 국내 산업은 청소 로봇에 편중돼 구조 개선이 시급하다. 최근 민·관이 부가 가치가 높은 의료, 수술 로봇 시장 도전을 선언해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협업로봇(협동로봇)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주목받는 산업용 로봇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크고 무거울뿐만 아니라 별도 안전장치가 필요하고 설치도 까다로웠다. 시장도 과포화 상태다. 다품종 소량 생산 공정에 사용하기 부적합했다.
반면에 협동로봇은 크기가 작고 노동자와 한 공간에 설치해도 안전하다. 자유자재로 작업 반경과 내용을 바꿀 수 있다. 무엇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세계 시장 규모는 2146억이었지만 2022년 3조6000억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연 평균 성장률이 60%에 달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 자동화, 지능화 첨병으로 주목받는다.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 활약이 전무했다는 점이다. 유니버설로봇, 쿠카로보틱스, ABB 등 해외 기업이 잇따라 협동로봇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까지 장악했다.
최근 한화테크윈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규모와 기술을 갖춘 대기업 진출로 불씨를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테크윈 협업로봇은 쉬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에 강점이 있다. 비전문가도 다룰 수 있다는 협업로봇 장점을 극대화했다. 기존 사업에서 축적한 제어, 영상분석 기술을 집약했다.
협업로봇은 향후 다른 제조 기반과 플랫폼을 이룰 것으로 점쳐진다. 협업로봇 활용 폭과 기능이 다양해지면 국내 기업도 빠르게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복 한화테크윈 로봇사업부 부장은 “4차 산업혁명의 자동화 트렌드에 따라 공장 내에서 협동로봇에 이동성을 부여하려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 “협동로봇에 무인운반차(AGV)가 연동된 플랫폼이 향후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공정 추적관리 시스템(MES)과 연동해 작업 순서, 환경에 따라 자유롭게 동작하는 협동로봇은 제조업 변화의 반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취약한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도 도전이 이어진다. 고영테크놀러지는 3차원(D) 뇌수술용 로봇 '제노가이드'를 개발해 지난해 12월 식약처 제조 판매 허가까지 받았다. 미국 등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의료 로봇은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로 낮아 가장 취약한 분야로 꼽힌다.
아이피엘은 스마트홈 로봇 가전제품화를 위해 로봇에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서비스를 연동했다. 스마트 센서와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한 '아이지니'를 개발했다. 가전제품과 연동해 불을 끄거나 음성 명령으로 날씨, 뉴스를 확인한다. 지난해 중국에 160억원 규모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