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한국 전기자동차 시장에 이어 에너지 분야에 진출한다. 가정·상업 현장의 태양광발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자체 활용하고, 전기차까지 자유롭게 충전하는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융합 모델이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테슬라의 에너지 융합 사업 전략이 공동주택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도 통할 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 매장을 근무지로 한 에너지 사업 분야 한국 지사장 채용 공고를 냈다. 테슬라가 지난해 출시한 ESS '파워 월 1·2'와 관련 시스템을 시장 판매 기회를 창출하고, 영업·마케팅 조직과 한국 당국의 대관 업무까지 총괄하는 자리다. 테슬라는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같은 시기에 유사한 채용 공고를 냈다.
테슬라는 지난 2월 회사명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로 바꾸고, 전기차 기반의 에너지 분야로까지 사업 확대를 선언했다. 지난해엔 미국 태양광패널 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했으며, 파나소닉 소형전지를 장착한 배터리 용량 7㎾h급 '파워 월1'와 10㎾h급 '파워 월2' 등 가정용 ESS를 출시했다. 여기에 주택용 태양광 패널인 '솔라 루프' 주문을 이달부터 받기 시작하는 등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 '솔라 루프'는 강화유리 안에 태양광 패널을 넣고 특수 코팅됐다.
테슬라는 '솔라 루프'와 '파워 월' 융합 모델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이들 제품은 기존의 전력·중전기기 설비 형태 제품과 달리 가전제품과 유사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접근성과 편의성을 고려해 조작이 쉽고, 디자인은 가전과 유사하게 설계됐다. 일반 ESS와 달리 가장 범용적인 소형 이차전지를 적용,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파워 월1'과 '파워 월2' 가격은 각각 3000달러, 3500달러로 대형 산업용 ESS보다 저렴하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비율이 80%인 한국 시장에 가정용 '태양광+ESS' 융합 모델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테슬라 코리아 담당자는 “회사명을 '테슬라모터스'에서 '테슬라'로 바꾼 건 에너지 융합 사업을 확대, 강화 차원”이라면서 “한국에서도 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지만 인사나 신규 조직 등 세부 사항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솔라시티 인수 당시 테슬라를 전기차, ESS, 태양광 패널을 합친 에너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