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스마트폰 전면을 풀스크린으로 구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디스플레이 후공정에서 패널에 보호필름을 부착하는 라미네이션 공정 난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물론 패널을 발주한 애플까지 나서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화면 전체를 풀스크린으로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라미네이션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초 올 하반기 선보일 애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아이폰에 신공정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기술 문제로 상용화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시블 OLED 후공정에 속하는 라미네이션 공정은 OLED 유기물을 보호하기 위한 필름을 비롯해 터치필름 등 다양한 필름을 부착하는 것이다. 마더글라스에 완성한 OLED 패널을 레이저로 필요한 규격에 맞게 잘라낸 후 라미네이션 공정을 거쳐 여러 필름류를 부착한다.
현재 라미네이션 장비는 스틱 타입을 주로 사용한다. 기판을 부분적으로 나눠 필름을 붙이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전체 기판에 필름을 붙인 뒤 레이저로 일일이 잘라 사용했으나 레이저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필름이 눌어붙거나 정확한 크기를 구현하기 힘든 단점이 있었다. 스틱 타입은 기판을 부분적으로 나눠 열이 닿는 부분을 줄였다.
최근 라미네이션 공정은 패널의 4개 면을 모두 에지 형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에 부딪쳤다. 스마트폰 화면을 풀스크린으로 구현하려면 양 옆면뿐만 아니라 위아래 면에도 에지 패널을 적용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S8의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풀스크린 듀얼에지 플렉시블 OLED'를 사용해 베젤을 최소화했다. 전작 갤럭시S7과 제품 크기는 비슷하지만 디스플레이는 18% 더 크다. 업계에서는 전체 화면의 약 90% 이상을 디스플레이가 차지한다고 봤다.
다음 세대 디스플레이는 위아래 부분에도 에지를 적용해 베젤을 극한으로 없앤 4면 에지 풀스크린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스마트폰 상단의 스피커와 카메라, 하단 홈버튼 부분을 극도로 줄이고 전체 디스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터치 기능을 구현하는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위아래 부분까지 에지를 적용하면 스마트폰 전면의 약 98% 이상을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4개면 에지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때 각 모서리에 터치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존 라미네이션 공정 기술로는 4개면 에지 지원이 원활하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이 문제 해결에 애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올 하반기 선보일 첫 OLED 아이폰에 듀얼 에지 디스플레이가 아닌 편평한 모양의 플렉시블 OLED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이 문제가 주효하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이 함께 문제 해결에 골몰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LG디스플레이도 4개면 에지 디스플레이를 위한 라미네이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에 공급할 플렉시블 OLED 패널의 수율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라미네이션 공정 기술 문제 비중이 가장 크다”며 “수율이 낮아도 패널을 공급할 수 있지만 그만큼 더 많은 패널을 만들고 버리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