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첨단 기술 개발과 더불어 기술 사업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학과 연구소에서도 기술 사업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광주과학기술원(GIST) 과학기술응용연구단(GTI)이 지식재산 경쟁력과 산·학 협력 지식·기술 활용 부문에서 최고 평가를 받았다. GIST의 기술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에 관심이 모아진다. GIST GTI의 기술사업화 노하우와 주요 성과 및 향후 계획을 총 10회에 걸쳐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
(1)GTI, 기술사업화 A부터 Z까지 책임진다
(2)창업 중심 대학으로 가다
(3)기술 창업 성공을 향해 정조준
(4)식지 않는 GIST 창업 열기
(5)기술창업가 맞춤형으로 지원
(6)드론 특화 기업 육성
(7)지역기술창업지원 체계 완성
(8)연구소기업 설립 성공 사례/퓨리파이테크노
(9)기술 이전 성공 사례/이노글로벌
(10)산업체 애로 기술 지도 성공 사례/반도호이스트
#나눔테크(대표 최무진)는 2005년 8월 설립 후 자체 기술만으로는 의료기기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2008년 5월부터 1년여 기간에 김기선 GIST 교수 연구팀에서 곧바로 사업화할 수 있는 아이템 중심으로 기술 이전을 받았다. 그 결과 자동심장충격기(AED)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김 교수팀의 기술 및 인력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이렇게 개발한 자동심장충격기는 국내 조달 판매 1위 제품에 등극했고, 4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 덕분에 2016년에는 코넥스에 상장할 수 있었다.
#GIST 기전공학부 박사 과정에 재학하고 있던 정지성씨는 지난해 6월 실험실 동료 4명과 함께 레이저 스캐너 장비인 라이다(LIDAR) 센서 개발사 '에스오에스 랩(SOS LAB)'을 공동 창업했다. 정씨는 2013년부터 GIST가 운영하는 실전 창업 프로그램인 '캠퍼스 최고경영자 챌린지(CCC)'에 참여, 기술 조사와 연구개발(R&D) 사업계획서 기획 및 시제품 개발 등 창업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학교에서 시제품 개발 및 성능 테스트 비용 1억원도 지원받았다. 이 덕분에 그는 사물인터넷(IoT), 보안, 스마트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라이다 국산화에 도전하는 벤처기업인이 됐다.
GIST는 2005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480억원을 지원받아 기초 연구 결과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GTI를 설립했다. GTI는 단순히 기술 이전만 하는 곳이 아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실용화에 필요한 개발비도 지원한다.
GIST는 교수와 학생 사이에 창업을 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교원이 창업하면 겸직 기간에 강의를 면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업적 평가에서 산·학 협력 중점 트랙을 선택할 경우 창업을 산·학 협력 실적으로 최대 60%까지 반영한다.
학생이 창업하면 4학기까지 휴학할 수 있다. 기업 안착을 위해 더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4학기를 더 휴학할 수 있다. 창업을 위해 휴학하면 기숙사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학생 창업 동아리에는 연간 200만원을 지원한다. 모의창업론, 실전창업론, 특허개론, 기술사업화, 기업가정신 등 창업 관련 교과목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덕분에 GTI가 거둬들인 성과는 타 기관을 압도한다. 지금까지 기술 이전 계약 누적 건수 225건, 총 기술 이전 기업 164개, 기술 이전 계약 누적 금액 312억원에 이른다. 국내 대학 평균과 비교해 전임교원 1인당 기술 이전 건수는 1.3배, 기술 이전 수입료는 5.6배 각각 많다. 특히 기술 이전료가 2억원을 넘어서는 건이 많아 연구비 회수율도 높다.
GIST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GTI 조직을 지식재산센터, 창업진흥센터, 기업경영전략팀으로 재정비했다. 창업과 기술 사업화 지원 확대를 위해 역할과 임무를 나눠 특화된 창업 프로세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술 이전 및 사업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초 연구 결과물에 대한 발명 인터뷰와 랩 투어, 컨설팅을 늘렸다. 특허를 등록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곧바로 사업화가 가능한 특허 기술을 선정, 기술 이전이나 사업화를 추진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사업화가 미진하다고 평가되는 기술에는 GTI 자금을 추가 투입, 시장을 다시 분석하고 시제품을 개발하는 실용화 R&D 단계를 거쳐 보완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기초 연구 결과물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거나 연구소기업, 스타트업 등 창업으로 연결한다. 분야별 기술 전담 인력을 배치, 사후관리(AS)까지 전 주기 지원하는 '기술사업화 전담제'도 운영하고 있다.
GTI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혁신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창업 교육에서부터 모의 창업, 실전 창업, 성공 창업으로 연결하는 4단계 창업 지원 모델은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지원 시스템이다.
온라인 창업 강좌, 창업 교과목, 창업 실무 등 창업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모의창업프로그램인 'GSS(GIST Sprint for Start-up)를 통해 시장조사와 창업아이템 제작 등 창업 활동을 경험할 수 있게 지원하고, 실전창업프로그램(CCC)으로 시제품 제작과 법인 설립까지 지원한다.
창업맞춤형, 아이코어, 이노폴리스캠퍼스 등 정부 지원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TIPS) 창업기획사를 대상으로 수시 기업설명회(IR)와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 창업의 경우 창업진흥센터 시설과 연구기자재를 무료로 지원한다.
창업진흥센터는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창업보육센터 운영평가에서 최우수등급(S등급)을 12차례 수상했다. 올해에는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창업 도약기인 3~7년 미만 기업의 '죽음의 계곡' 극복 및 시장 진입 등에 소요되는 자금 및 서비스를 제공한다.
GTI는 GIST를 대표하는 유망 기술과 특허를 대내외에 지속 홍보, 국가 및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국내 최초로 보유 특허를 온라인에서 검색할 수 있는 쇼핑몰인 '지-테크몰'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매월 신규 등록되는 특허를 지속 업그레이드해서 예비창업자나 신사업을 기획하는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언제, 어디서든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술 체험형 박람회인 'G-테크페어'도 매년 개최한다.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성장한 GIST의 연구 역량과 첨단 기술력을 선보이는 동시에 기술 사업화 및 창업을 촉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기술 수요 기업 발굴을 위해 일본,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기술사업화 전문기관 및 시장 전문가도 적극 활용한다. 이를 통해 15억원 이상의 기술 이전 수입을 올리고, 연구소기업도 2개를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또 국내 및 미국에 등록한 특허에 대한 온라인 특허평가시스템과 기술가치평가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미래 유망 신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대형 기술 이전도 지속 추진한다.
기술 이전 기업과 산·학·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고, GIST 교원의 애로 기술 지도 참여도 확대한다. 창업진흥센터 B동 1층 전체를 '드론'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으로 특화하고, 한국전력공사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외부기관과 협력해 창업 교육 및 인턴십 프로그램 확대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문승현 GIST 총장은 “연구와 교육, 창업을 일체화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 나가겠다”면서 “GIST가 국가와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지식과 신산업 창출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IST GTI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실적>
(2016년말 기준)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