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현직자가 익명으로 생생한 취업 노하우를 전달한다. 그는 삼성 휴대폰 속에 들어가는 회로설계를 하고 있다.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
▲원래 꿈은 무슨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엔지니어 해결사였다. 사회에 나와 보니 그런 능력이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는 것 같았다.
막상 삼성에 들어오니 자잘한 문제 해결을 넘어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기존에 없던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더 큰 꿈이 생겼다.
요즘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목표가 불분명해 갈팡질팡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자신의 학과 주변 사람들이 그 분야에 좀 더 잘하기 때문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어디를 가나 그 상황은 똑같이 발생하다. 무엇보다 '본인이 재미있었나, 재미를 느끼고 있나?' 생각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학점을 고민한다. 학점은 예전에는 중요했지만, 지금은 입사의 결정적 조건이 아니다. 학점이 낮아도 자신의 능력이나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어 대학을 다니면서 대외활동, 여행, 유학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자기 계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자신에게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회사에서도 자신감이 없을 수 있다.
-앞으로 전망 있는 IT분야는 무엇인가.
▲현재 가장 각광받는 분야는 인공지능(AI)이다. 당분간 이 스포트라이트는 계속 될 것이다. 프로그래머는 진입장벽이 낮다. 유명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본인 실력만 있다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또 다른 분야는 배터리 개발이다. 기업에서 이 분야를 많이 투자 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향상이 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지금 한계를 넘어서 개발이 된다면 엄청난 혁신을 일어날 것이다. 배터리 용량이 확 늘어나면, 전자기기 활용성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핸드폰에 그치지만, 다른 전자매체에 이 혁신을 활용하면 큰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IT분야 취업에 자격증이 필요한가.
▲진로와 관계없이 단지 이력서에 넣기 위한 자격증은 불필요하다. 그보다 인턴이나 어학연수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자격증을 따는 것보다 IT관련 지식이나 프로그램을 내 것으로 만들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더 좋다.
-석사나 박사를 받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어떤가.
▲석·박사를 취득하면 예전에 우대를 해줬다. 지금은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너무 많아져 우대가 거의 사라졌다. 차라리 학위 취득보다 유학을 가는 것이 낫다. 외국인의 생활 모습과 문화를 보며 안목을 넓혔으면 좋겠다.
우리나라보다 뛰어난 분야를 보면서 새로운 기술이나 그 분야 트렌드를 보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학부 졸업 후 유학을 추천한다. 우리나라는 대학이 더 좋은 직장을 갖기 위한 도구와 수단으로써 이용된다. 유럽은 자신이 좋아하기 때문에 즐기면서 공부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청년들이 자극을 받길 바란다. 단순히 먹고 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 자기가 무엇을 할 때 가장 재미를 느끼는지, 신선한 자극을 받으면 좋겠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 이직은 어떤가.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구조상 기술 핵심은 대기업이 가지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실력을 쌓는다는 것 자체에 한계가 있다. 본인이 중소기업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았더라도, 그것을 입증하는 것은 어렵다.
중소기업 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더라도 그 사람이 대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지는 확실하지 않다. 조금 힘들더라도 대기업에 목표를 두고 입사를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이과생이 준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이과생은 학업에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좋다. 프로그램은 많이 해보면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본인이 원하는 분야의 최신 뉴스를 찾아보는 것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
삼성 기업문화는 어떤가.
▲기업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한다. 현재 직급 간 장벽이 허물어졌고, 이런 부분은 대기업 중 최고라고 여긴다. 여성에 대한 차별, 불평등도 없다. 육아휴직도 남성, 여성 모두 누릴 수 있다.
-삼성은 일하는 시간이 길다고 들었다.
▲삼성은 합리적 선택과 방안을 중요시한다. 자율근무제를 하고 있다. 주 5일, 40시간만 채운다면 불필요한 야근은 하지 않아도 된다.
-삼성은 학벌을 많이 보나.
▲대학은 무시할 수 없다. 인사 면접 시간은 짧으므로, 그 사이에 그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 대학은 어느 정도 중요하다.
대학 외에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 개성 있고 독특한 경험이 있어야한다. 그것이 스토리가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펙, 공부만이 아닌 주변 정치나 사회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찾고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그곳에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고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