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도로 시작한 '국산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상용화 사업'에서 첫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큰 성과는 아니지만 가능성을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제에 참여한 산업계 인사는 올해로 종료되는 이 사업이 연장되길 원하고 있다.
사업 주관기관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국산 CPU 코어 상용화 사업 성과를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국산 CPU 코어를 활용해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한 업체 두 곳이 상용화에 성공했다.
언맨드솔루션은 소형 이동로봇 제어 SoC를 개발 완료하고 국내 교육기관과 공급건을 최종 논의 중이다. 빌리브마이크론은 디지털 무전기용 무선통신·신호처리 SoC를 기반으로 하는 무선마을방송시스템을 올 하반기 국내 지방자치단체에 납품할 계획이다. 각각 1억5000만원, 5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에 참여한 엠씨에스로직(무선 스피커용 SoC), 한컴지엠디(저전력 모바일 헬스케어 SoC), 씨앤유글로벌(초미세 먼지검출 센서 SoC)는 올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막바지 검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 디에이아이오(외장 SD카드 컨트롤러), 에스앤에이(스마트미터 SoC), 엠텍비젼(음성인식 SoC)은 하반기 특성 평가를 진행한다.
국산 CPU 코어 상용화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지원으로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이 주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 말까지 2년 간 약 55억원이 투입된다. 지원 대상 국산 CPU 코어는 에이디칩스 아크, 전자부품연구원(KETI) 멘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알덴바란, 특허청 지원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한 코어A가 있다. 8개 팹리스 업체가 코어를 제공받아 SoC를 개발 상용화하는 것이 사업 목표였다. 2년 간 팹리스 업체당 약 4억8000만원이 제공됐다. 코어를 제공한 업체·기관에는 개발 프로젝트당 약 1억원씩 지급됐다.
이 사업은 올해로 끝이 난다. 산업계에선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나면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며 지속 지원을 희망했다.
사업 총괄책임을 맡은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합부 교수는 “국산 CPU 코어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SoC 제작에 필요한 하드웨어 설계자산(IP)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등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투자가 이어져 고급인력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 또한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상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시스템·소재 산업기술본부장은 “반도체 뿐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국산 CPU 코어 상용화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을 지속하더라도 1차 수혜 기업·기관의 사업 수행능력과 지속성, 의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