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리기후변화협정 잔류 여부 '고민 중'

'기후변화는 거짓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 탈퇴하겠다' 등 발언을 서슴치 않고 국제사회의 기후변화대응 기조에 정면으로 맞서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취했던 강경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파리협정 잔류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미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미 백악관 홈페이지>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에게 파리기후협정 잔류 여부에 대해 아직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외국 순방을 수행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파롤린 국무원장, 젠틸로니 총리와 회동 때 거론된 파리기후변화협정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아직 그 문제(파리협정 탈퇴 여부)에 대해 생각 중이며,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을 내비쳤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파롤린 국무원장과 젠틸로니 총리에게 '이것은 우리가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다음에 결정할 그런 문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롤린 국무원장과 좋은 대화를 나눴고, 파롤린 국무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리기후협정에 잔류할 것을 압박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번 순방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듣는 좋은 기회”라며 “이 사안에 대한 독자적인 권고안을 만들고 있으며, 아마도 귀국 이후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조만간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잔류 여부가 결론 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과도한 환경규제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해왔다. 대대적인 규제 철폐와 함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은 바 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