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핀테크 혁신을 위해 '핀테크 발전 로드맵' 마련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이른 시일 내에 금융권 오픈플랫폼 1호 기업을 공개하고 대대적 데모데이 행사도 개최한다.
김연준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은 25일 “아직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2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서비스 발전을 거뒀다”면서 “앞으로 핀테크 산업이 하나의 금융 산업을 주도하는 흐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핀테크 산업 발전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핀테크 육성 정책 시행 이후 전자금융업 심사 항목을 72개에서 32개로 줄이고 등록자본금 규모를 3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등 진입장벽 완화 노력으로 핀테크 생태계가 일정 수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2년 간 핀테크 육성 정책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해외 유수 기업과 경쟁에 나서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아직까지 시장을 주목하거나 해외에서 주목받는 핀테크 업체가 나타나지 않았고 미국이나 영국, 중국 등 핀테크 선도국과 격차가 존재한다”면서 “핀테크 발전 로드맵을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핀테크 업체가 쉽게 나타나지 못하는 이유를 법에 명시한 부분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방식' 법체계에서 찾았다. 금융당국이 3월 규제 부담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레귤러터리 샌드박스 도입 방안을 마련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과장은 “비조치의견서 활용과 금융회사를 통한 위탁 테스트, 지정대리인 방식까지 시행을 마친 후에는 특별법 제정 추진까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핀테크 협력 네트워크 강화도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김 과장은 “핀테크지원센터를 만들어 초기 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지원을 시작했지만 2년이 지나고 투자 유치와 해외진출 등 새로운 수요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면서 “핀테크 관련 산업에 정책금융 지원을 비롯해 해외시장 동향 정보제공까지 핀테크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지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차원의 신기술과 금융 융합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그는 금융투자업계와 은행 등 민간 주도 블록체인 컨소시움을 소개하며 “금융위도 새 기술 도입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며 “민간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율보안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금융회사가 탐지한 해킹 등 침해위협정보를 금융보안원 등을 통해 전 금융권에서 공유하는 등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향후 저축은행 등으로도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등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