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일본이 주도하던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 시장 판도가 바뀐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단말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묵직한 기계식 단말이 손목에 찰 정도로 작고 가벼워졌다.
중심엔 닷(대표 김주윤)이 있다. 닷은 시각장애인 보조 공학기기 전문 스타트업이다. 설립한 지 2년 만에 자체 특허 31개를 보유했다.
닷은 점자를 이용한 스마트워치인 '닷 워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론적으로만 가능했던 점자 스마트워치를 기술로 구현해냈다. 시계 기능은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문자와 메신저, 알람 등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전화나 문자 발신자 이름도 확인 가능하다. 점자 개수로 시간을 표현해 비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국제 장애인 정보통신 접근성 및 보조기기 콘퍼런스(CSUN)'에서 팝 가수 스티비 원더가 선주문해 전 세계 언론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닷은 지난해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닷 워치 기술을 활용한 점자 교육기기 '닷 미니'를 케냐 지역에 보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닷 워치와 닷 미니 모두 전자석 액츄에이터가 핵심이다. 점자를 원하는 형태로 구성해주는 장치다. 전자기 유도방식을 썼다. 점자 출력을 마치면 전력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존 것은 점자 형태를 구성하려고 전력을 계속 소모하기에 사용 시간이 짧았다. 당연히 배터리 용량과 크기도 작아졌다.
덕분에 기존 점자정보단말에 탑재하는 모듈에 비해 크기와 두께를 20분의 1로 줄였다. 1㎏에 달하는 점자정보단말을 손목 위로 가져올 수 있게 된 이유기도 하다. 가로 1줄로 배열할 수밖에 없던 점자를 원하는대로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학과 도형, 지도 등 다양한 형태를 점자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점자가 화면을 대체하는 셈이다.
액츄에이터는 '전자기 유도방식을 이용한 시각장애인용 초소형 촉각셀 기술'이라는 명칭으로 신기술(NET) 인증을 받았다. CE2200, FCC, KC 인증도 획득했다.
현재 닷 워치가 표현하는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다. 전 세계 시각장애인이 편리하기 쓰도록 언어 번역 플랫폼도 개발 중이라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닷은 값 비싼 점자책이나 점자정보단말을 구입하지 않아도 시각장애인 누구나 점자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돕는다”면서 “닷 워치를 시작으로 점자 교육용 닷 미니, 태블릿PC 형태 닷 패드, 공공 시설물용 점자판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 기술 비교>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