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KAIST, '똑똑한 드론' 플랫폼 개발... 숲 속 길 찾는 연구도

드론352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다양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기반이 된다. 20세기에는 이용 목적이 군사 정찰로 제한됐지만 현재 민간 영역에서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수직이착륙형 멀티콥터 드론이 개발되면서 레저스포츠, 3차원 공간정보 획득, 농약 살포, 택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드론 분야 비상을 이끌고 있다. 인간 통제 없이 스스로 자율비행하고 각종 임무를 수행한다. 군사 분야 활용을 포함해 재난 감시, 다양한 환경정보 수집, 목표 추적, 대형 물건 수송 등에 활용된다. 인간의 지각과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을 정복하게 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올해부터 'AI융합기술 기반 드론'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드론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분야가 될 것으로 봤다. 관련 연구를 '10대 연구혁신 추진 과제'에 포함시킨 것도 이 때문이다.

KAIST는 드론의 월등한 이동능력에 주목했다. 드론은 공중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이동·회전한다. 여기에 AI 융합기술을 접목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을 훨씬 윤택하게 하는 기술들이 현실화된다.

이융·박경수·한동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은 지능형 AI 드론이 다른 드론, 외부 환경과 소통해 효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플랫폼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플랫폼 기술은 드론에 다양한 AI 융합기술을 접목시키는 토대가 된다. 시스템적인 토양이 갖춰질 때 드론에 새로운 기술을 심는 것도 훨씬 쉬워진다는 판단이다.

이융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자체 개발한 드론 군집비행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이융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자체 개발한 드론 군집비행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이 플랫폼 기술 핵심은 네트워킹으로 드론 연산능력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다. 드론은 소형화, 전력 공급 제한으로 각종 성능에 제약이 가해진다. 연구팀은 '연결'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는 것에 집중했다. 먼저 여러 대 드론을 묶는 연결 체계를 구축했다.

연구팀은 드론이 정보를 실시간 송수신하는 '드론 무선 네트워킹 시스템'을 세부 기술로 활용했다. 무선기기끼리 정보를 중계 전송하는 '멀티홉' 무선 네트워킹을 사용했다. 이 기술과 AI를 함께 적용하면 드론끼리 외부의 도움 없이 군집비행을 할 수 있다. 각자의 위치 정보, 임무 내용을 교환해 간격을 벌리거나 위치를 바꿔 행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드론과 지상의 컴퓨팅 환경을 연결해 수집 정보를 나눠 학습하는 '스플릿 러닝' 기술도 연구 중이다. 드론과 외부 환경을 모두 '협력 러닝모델'로 활용해 기능 효율성을 높인다. AI로 연산 과제를 분류·배분한다. 상대적으로 손쉬운 연산 과제는 드론이 직접 처리하게 하고, 어려운 것은 외부에 전송·처리하는 식이다. 연산처리 결과 오차도 피드백 과정을 거쳐 보정한다.

드론을 인터넷망과 연결해 갖가지 임무 수행능력을 키우는 'AI기반 자동 이벤트 정보검출 및 처리 기술'도 플랫폼에 담는다. 이 기능 특징은 외부 학습 없이 스스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임무에 필요한 특정 정보를 검색해 산출 내용을 빅데이터78에 포함시킨다. 이후 심화 검색·학습을 거쳐 주제에 맞지 않는 '정보잡음'을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산불 감시에 투입되는 되는 드론이라면 관련 이미지 빅데이터를 스스로 구축·활용한다. 이후 '노을'과 같은 유사한 이미지를 따로 학습해 산불 이미지와 차이점을 가려내 산불 발생 포착률을 극대화한다. 각 적용 분야마다 필요 정보와 기능을 자율적으로 구축해 플랫폼 범용성을 높인다.

이융 교수는 “다양한 AI, 연결 기술을 담은 통합 플랫폼이 완성되면 드론의 쓰임새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가 드론을 활용해 제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효충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연구팀 소속 학생들과 자체 적용한 AI 기술을 탑재한 드론을 살펴보는 모습.
방효충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연구팀 소속 학생들과 자체 적용한 AI 기술을 탑재한 드론을 살펴보는 모습.

방효충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은 다양한 AI 기술을 드론에 더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변수가 많은 외부 환경에서도 지능형 AI 드론이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다. 시각지능관련 분야가 주된 영역이다. 어두운 환경이나 악천후 상황에서도 외부 모습을 또렷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대표적 성과는 여러 개 목표를 인식 및 추적하는 기술이다. 수집한 영상 이미지에서 색상정보, 윤곽선, 코너점 등 특징을 추출해 다수 물체를 인식한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인식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수집한 특징의 이동 방향 속도를 감지해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하는 기술도 개발·적용했다. 역시 이 기술에도 딥러닝 AI를 적용했다.

숲과 같이 위성항법시스템(GPS) 사용이 불가능한 곳에서 드론의 시각기능만으로 길을 찾는 AI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심층 신경망(DNN)을 이용해 길과 나무, 이동 불가 영역을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경로를 생성해 이동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숲 외에 건물 내부, 지하와 같은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밖에 드론을 네 대까지 통합 운용할 수 있는 지상 운용시스템, 서로 다른 플랫폼·장비를 탑재한 드론을 협업체계로 묶어 동시에 자율 운용하는 체계도 연구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방효충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드론은 다양한 환경에서 수많은 변수와 맞닥뜨리게 된다”면서 “그동안 개발된 AI 융합기술을 현실 적용하기 위한 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드론 시장규모 전망, 자료 : 틸그룹>


세계 드론 시장규모 전망, 자료 : 틸그룹

<2021년 대륙별 드론 점유율 전망, (단위:%) 자료 : 틸그룹>


2021년 대륙별 드론 점유율 전망, (단위:%) 자료 : 틸그룹

<국내 민간 드론 기업 사업추진 현황,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국내 민간 드론 기업 사업추진 현황,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