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의 마케팅 창구로 '우뚝'...실제 자금 이익은 '미미'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의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자리 잡았다. 정부도 적극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크라우드펀딩에 뛰어 들면 오히려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는 예비창업자,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크라우드펀딩 지원사업 공고를 내고 이달 15일까지 리워드형 10개팀, 투자형 4개팀을 선발한다. 충남 혁신센터는 와디즈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등록 상품 촬영, 사전 예약 페이지 개설, 홍보 마케팅(콘텐츠 제작, SNS홍보) 등에 개별 팀당 최대 200만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청은 올해 초 해외 크라우드펀딩에서 5000만원 이상 모금한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한다. 아직 지원대상은 선정하지 않았지만 국내 크라우드펀딩 연계 사업도 계획하는 등 지원 사업을 확대 할 예정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최근 스타트업의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특성상 큰 금액을 들이지 않고 제품을 홍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진출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에 위치한 스타트업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창구도 된다.

국내 기업의 성공사례가 크라우드펀딩 열풍에 한몫했다. 정글팬더, 이놈들연구소, JD사운드 등은 미국과 일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서 목표금액을 크게 상회하며 이슈 몰이를 했다. 정글팬더는 골전도 활용 스마트선글라스 제품으로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국내기업으로는 최대금액인 194만 달러(21억7000만 원)를 기록했다. 국내서도 '와디즈'를 통해 9억 원에 가까운 펀딩에 성공했다. JD사운드는 휴대용 디제잉 기기로 일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마쿠아케'에서 5300만엔(5억4000만원) 모금에 성공했다.

크라우드펀딩, 스타트업의 마케팅 창구로 '우뚝'...실제 자금 이익은 '미미'

그러나 업계 전문가는 크라우드펀딩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니며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시도할 경우 배송지연, 불량 제품 양산 등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와디즈에 따르면 지금까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에 1634건이 지원했지만 이중 390건은 목표금액 달성조차 하지 못했다. 또 목표금액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대부분 기존 판매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에 펀딩을 진행한 탓에 펀딩 종료 후 이익보다 손해가 큰 경우도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이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제품 홍보영상, 펀딩플랫폼 수수료, 제품 할인 판매 등을 고려하면 투자비용은 크게 늘어난다”며 “크라우드펀딩을 시장조사, 해외진출 마련 등 정확한 목표를 갖고 준비하지 않으면 성공을 보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