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균일가 PB(Private Brand) '온리프라이스(Only Price)'로 이마트 '노브랜드(No Brand)'에 맞불을 놓는다. 경기 불황에 가성비를 앞세운 노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자 롯데마트도 새로운 브랜드를 앞세워 시장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올 초 출시한 PB 브랜드 온리프라이스 제품을 연내 수백여개로 대폭 확대하며 하반기 정식 론칭할 예정이다. 온리프라이스는 가격 세대교체와 똑똑한 가격을 콘셉트로 한 PB상품이다.
출시 초기 칫솔, 주방세제, 휴지 등 일부제품을 판매해왔지만 현재는 제품군을 늘려 우유, 사이다, 과자, 견과류, 튀김가루, 김 등 식품은 습기제거제, 티슈, 속옷, 1회용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부 매장에서는 온리프라이스 전용 매대를 놓고 소비자 공략과 브랜드 전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수도권 일부 매장과 온라인 롯데마트몰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하반기 정식 론칭에 발맞춰 제품 확대는 물론 판매 매장도 전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03년 PB 브랜드 '와이즐렉'을 선보였으나 흥행에 실패했고 이후 2011년 해당 브랜드를 '초이스L'로 전면 교체했다. 하지만 여전히 '초이스L'은 경쟁사 이마트 노브랜드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고 콘셉트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아 온리프라이스를 선보인 것이다.
온리프라이스 핵심 포인트는 '균일가'다. 990원, 9900원 등 10원, 100원 단위 가격책정이 아닌 1000원, 2000원 등 1000원 단위로 가격을 책정했다. 상품 디자인은 흰색으로 통일했고 모든 제품 패키지에 가격을 표시해 균일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노란 색상에 제품명과 제품 이미지로 포장지를 디자인한 이마트 노브랜드와 콘셉트는 유사하지만 가격을 내세운 점에서 차이점이다. 포장에 가격을 명시한 것은 연중 할인이나 행사 품목에 포함되지 않으며 연중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포장을 단순화해 불필요한 비용을 빼고 고객에게 가격을 중심으로 새로운 것을 제안하기 위해 선보인 특화 MD”라고 말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이마트가 출시한 PB제품으로 높은 가성비가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출시 상품은 1000여종으로 매출액은 출시 첫해 234억원에서 지난해 1900억원으로 뛰었다. 노브랜드가 인기를 끌자 이마트는 최근 노브랜드 전문매장을 확대하며 브랜드 강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오프라인 노브랜드 전문점은 작년 8월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 37곳에 달한다.
대형마트가 이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PB상품에 집중하는 것은 중소업체와 직접 제품을 기획·개발해 제품 생산과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은 소비자를 유인하는 미끼상품 역할은 물론 회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까지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장기화되며 가성비 높은 PB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며 “대형마트에서 새로운 상품 트렌드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