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인터넷기업이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사업을 확대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자뿐 아니라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 글로벌 IT공룡까지 뛰어들며 시장이 가열된다. 거대한 시장 규모뿐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 확보, 물류·전자상거래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는 2월 '도미노피자'와 함께 네이버 챗봇 플랫폼 '톡톡'을 통해 주문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5곳으로 확대했다. 도미노피자 외에도 '피자알볼로' '굽네치킨' 'BBQ치킨' 'BHC치킨'과 제휴를 진행 중이다. 네이버페이 이용자는 주소 등 개인정보를 반복 전달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직 결제가 연동되지는 않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부터 결제까지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지만 시스템 연동 등 문제로 당분간 네이버페이 결제를 연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3월 '카카오톡 주문하기'를 선보인 뒤 가맹점을 순차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피자, 햄버거 등 15개 브랜드 플러스 친구를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최근 지도 앱 '카카오맵'을 이용할 때 카카오톡 주문하기 기능이 연동된 프랜차이즈 업소를 검색하면 바로 메뉴와 가격이 나와 음식을 주문하도록 개편했다.
우버도 모바일 음식 배달주문 서비스 '우버이츠'로 올 하반기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가맹점을 모집 중이다. 전기자전거 업체 '알톤코리아'와 제휴를 맺으며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새로운 음식 배달에 나설 전망이다.
주문배달 시장은 규모가 클뿐 아니라 이용자 데이터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서비스로 꼽힌다. 배달 시장은 국내 규모만 연간 15조원에 이른다.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을 친근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온라인을 통한 배달 음식 주문 비중도 커진다. 음식 주문 배달은 전자상거래 행위 중 가장 빠른 기간, 많은 빈도로 소비가 이뤄진다. 물건을 구입하고 배송되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짧다. 주소, 결제 수단 등 개인정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향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배달 시장 전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구글도 4월 인도에서 가사 및 음식배달 서비스 앱 '아레오'를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인도 시장을 기술 실험 테스트베드로 강조한 만큼 인도에서 서비스가 안착한 뒤 세계 시장으로 서비스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한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 앱 내에서 음식 배달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를 미국에서 시작했다. 햄버거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GPS 기반으로 주변 배달 가능한 음식점 리스트를 조회한다. 메뉴와 결제까지 페이스북 앱 내에서 모두 이뤄진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전체 15조원 규모 국내 배달 음식 시장에서 모바일 주문 비율은 아직 20%에 불과하다”면서 “AI와 결합이 확산되면 온라인 이용 비율이 증가해 다양한 인터넷기업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