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세대(5G) 이동통신망에 대한 공공 투자를 확대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산간오지 등 취약지역 기지국과 유선 관로 등 5G 필수설비 일부를 직접 구축하거나, 이통 3사 공동활용 의무를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이같은 방향을 담은 '5G 중복투자 방지 및 공공투자 (안)'을 보고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이통 3사 개별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네트워크 공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가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통사와 학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5G 네트워크에 '필수설비 중립화'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5G 망 음영지역 필수설비 일부를 정부가 직접 구축하거나 기존 망 공동 활용 의무를 강화하는 정책을 마련한다.
도서·산간·벽지 등 이통사 5G 투자가 시급하지 않은 지역에는 정부가 5G 기지국을 구축해 이통 3사가 공동 활용토록 한다. 이통사는 정부가 마련한 기지국 시설과 케이블 등 설비를 이용하고 안테나 등 핵심 장비만 자체 구축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낙후지역 등 5G 기지국과 유선망을 연결하는 광케이블과 전주 등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도 정부가 직접 필수 설비를 구축하거나 공동 활용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는 옛 정보통신부가 1990년대 말 진행한 '기지국 공용화' 사업을 5G 망에 적합하게 확장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당시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진입으로 인한 5개 이통사 기지국 난립과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정통부 주도로 7500개 이상 공용기지국을 구축했다. 유럽과 멕시코에는 기지국 공동 활용이 활성화돼 있다.
미래부는 5G 망 공공투자로 네트워크 효율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이통사는 중복 투자에 따른 비용을 줄이고 정부는 네트워크 음영지역을 최소화해 국가 혁신 인프라로써 5G 전국망 구축을 앞당길 수 있다.
다만, 미래부 5G 공공투자 정책이 구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5G는 내년 기술 표준을 완성하고 2019년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이통사와 협의해 사업규모를 확정하고 관련 예산도 확보해야 한다. 미래부가 공동설비를 어느 단계까지 구축할 지를 두고 정부 또는 사업자간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5G 시대에는 민간의 건전한 설비기반 경쟁이 촉진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비효율적 네트워크 구축과 소비자 이익 저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책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G 중복투자 방지 및 공공투자(안)>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