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을 앞둔 카카오게임즈의 몸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5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가 현실화됐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 주식 호가가 주당 약 800만원에 형성됐다. 한 달 사이에 200만원 가까이 올랐다. 매도자가 거의 없어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게임즈는 발행 주식이 약 5만주에 불과하다. 보통주 5만60주에 상환전환우선주가 3926주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5000억원 규모로 기업 가치를 산정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해 왔다.
상장 계획을 처음 밝혔을 때는 '기업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1분기를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00억원 이상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을 비롯해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프렌즈팝콘' '놀러와 마이홈' '쿵푸팬더3'가 시장에 안착하며 실적을 이끌었다.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크게 흥행한 모바일게임 '음양사'의 배급까지 확정,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펄어비스와 '검은사막 모바일(가칭)'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협상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자를 하지 않은 데다 당장 카카오 플랫폼에 얹어 '중박' 이상의 흥행이 가능한 게임이 많아 주식 가치가 높은 편”이라면서 “매수자는 많은데 매도 물량이 없어 당분간 상승 추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5000억원으로 잡은 기업 가치 목표를 최근 더 높였다. 주관사 선정을 미룬 것도 이런 기대감을 반영했다. 자체 실적 개선은 물론 넷마블게임즈가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아 당초 예상보다 높은 공모가를 달성한 시황도 작용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5000억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대입하면 카카오게임즈 주가수익배율(PER)은 50배다. 그러나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잡으면 12배다. 넷마블게임즈는 5월 PER 76배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상장 이후 공모가를 크게 하회하지 않고 선방하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최근 '음양사'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말 상장 계획을 밝히며 (5000억원 수준) 카카오게임즈의 기업 가치를 시장이 의심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분기별 영업이익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서게 되면서 (5000억원은) 오히려 싼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남궁 대표는 “어떻게 상장하는 게 가장 좋은 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면서 “내년(2018년) 상장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 투자 전문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이 45.4%, 카카오가 29.4% 지분을 가졌다. 남궁 대표가 9.52%, 김종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4.36%로 주요 주주다. 모바일게임사 파티게임즈과 네시삼십삼분이 각각 1.82%, 1.57% 지분을 보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궁 대표의 엔진 인수 당시부터 지금까지 임직원들에게 약 5000주를 스톡옵션으로 부여했다.
< 카카오게임즈 주식 보유 현황, 출처:카카오게임즈>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