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방송 결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유통업계는 인기 방송 콘텐츠에 등장한 상품을 판매하며 매출 확대를 노린다. 유료방송은 방송 콘텐츠 관련 상품을 내세워 속속 온라인·모바일 쇼핑 시장에 진입한다. 단순한 홈쇼핑과 T커머스를 넘어선 '콘텐츠 커머스' 시장이 열리고 있다.
18일 유통 및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는 최근 콘텐츠융합사업부 산하 융합사업실을 신설했다. 방송 콘텐츠와 쇼핑을 연계한 '굿샵'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굿샵은 방송 콘텐츠에 등장하는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구매할 수 있는 모바일 쇼핑이다. 드라마 주인공이 착용한 액세서리 정보를 TV에서 확인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매할 수 있다.
융합사업실은 굿샵 판매 상품을 기획하고, 제품을 공급할 중소기업까지 발굴한다. 직접 쇼핑몰처럼 '상품기획(MD)' 전담 부서를 구축한 것이다. TV 기반 홈쇼핑이나 T커머스, 온라인 쇼핑 사업자와 치열한 상품 확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류신호 KT스카이라이프 융합사업실장은 “굿샵은 방송 플랫폼에서 프로그램 연계 상품을 다루는 정보형 커머스”라면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제품 유통사는 물론 시청자까지 새로운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 E&M은 자체 쇼핑몰 MYCT와 N스크린 서비스 티빙에서 운영하는 '티빙몰'을 구축한 데 이어 국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콘텐츠 커머스 사업 본격화 신호탄이다. 수천만명에 이르는 가입 회원을 보유한 G마켓에 입점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발판을 마련했다.
G마켓은 '윤식당' '삼시세끼' '신서유기' '시그널' 등 인기 예능·드라마 콘텐츠 관련 상품을 한 데 모아 선보이는 CJ E&M 공식 스토어 'MYCT'를 입점시켰다. 티몬은 CJ E&M이 제작한 '프로듀스 101'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이른바 '팬심'을 자극했다.
대중 인기를 얻은 방송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방송 콘텐츠 캐릭터 상품(굿스)은 물론 일반 상품 판매량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다. 시청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유통가와 유료방송의 콘텐츠 커머스 의기 투합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려는 유통 사업자와 수익 다변화를 노리는 유료방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유통 사업자는 방송이라는 차별화한 마케팅 수단을 활용, 카테고리 제약 없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유료방송은 쇼핑 사업으로 TV 광고나 간접광고(PPL) 이외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방송 종영 이후에도 안정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유료방송 관계자는 “방송 콘텐츠로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콘텐츠 커머스 시장이 본격 개화했다”면서 “유료방송과 유톱업계의 협력 사례, 콘텐츠 커머스 관련 상품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