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직에서 물러나지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성장과 방송 콘텐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4년여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PP협의회장을 역임하고 퇴진하는 하동근 회장은 아쉬움보다 의욕이 넘쳤다. PP와 방송 콘텐츠에 대한 애정도 여전했다.
하 회장은 특정 플랫폼에 귀속되지 않는 PP이익단체가 출범한다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내달 PP진흥협회(KBCA)가 출범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KBCA' 설립과 설립 준비를 일단락하고 물러나 다행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PP협의회장으로 재임하며 PP 권익과 독자활동을 위해 KBCA 설립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사실상 그가 KBCA 설립 산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 회장은 “SO뿐만 아니라 위성방송, IPTV등 다양한 플랫폼이 둥장한 시대에 PP가 SO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라는 한 지붕 아래 있어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다”며 KBCA 설립 배경을 소개했다.
특히 SO에 종속돼 다른 플랫폼 사업자와 수신료 협상에서 제약이 많았다는 게 하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방송수신료 협상과 콘텐츠 유통에서 PP 위상 제고와 이익 확대를 위해 KBCA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다수의 PP로부터 공감을 이끌어 낸 결과가 KBCA다.
하지만, 그의 행보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KBCA 설립을 반대하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하 회장은 개의치 않고 밀어부쳤다. 확고한 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 모른다.
KBCA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없지 않다. 그는 남은 과제 해결에도 일정 역할을 할 생각이다.
그는 유료방송 플랫폼 구도가 어떻게 변하든 방송 콘텐츠에 대한 합리적이고 투명한 대가 산출 방식 정립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콘텐츠간 상생이 구조적으로 자리매김한다는 한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KBCA가 설립되고 1~2년 후에는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대등한 관계를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PP협의장에선 물러나더라도 방송콘텐츠가 발전하는 데 애정을 갖고 목소리를 내겠다는 노병(老兵)의 간절한 소망이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