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꼼짝 마" AMD, '에픽' 공개…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시동

스콧 에일러 AMD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AMD캠퍼스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스콧 에일러 AMD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AMD캠퍼스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AMD가 19일(현지시간) 미국 AMD 오스틴 캠퍼스에서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중앙처리장치(CPU) '에픽(EPYC)7000' 시리즈를 발표했다. 에픽은 AMD가 옵테론 이후 오랜만에 내놓는 서버 및 워크스테이션 CPU다.

AMD는 △인공지능 △병렬 효율성 향상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성 극대화의 3대 키워드를 에픽의 특징으로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겨냥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는 인공지능 산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AMD는 이날 에픽을 공개하고 서버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에픽은 '젠(Zen)' 아키텍처를 기반, 9개 라인업으로 꾸려졌다. 젠 아키텍처는 라이젠 시리즈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픽은 8코어 16스레드(동작클럭 2.1㎓~2.9㎓) 기반 에픽7251부터 32코어 64스레드(동작클럭 2.2㎓~3.2㎓) 기반 에픽7601까지 제품군을 형성했다. 모두 8채널 DDR4 D램, 128개의 PCle 래인(Lane)을 지원한다.

스콧 에일러 AMD 부사장 겸 총책임자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최상위 모델인 에픽7601이 인텔 제온(Xeon) E5-2699A V4보다 최대 47% 높은 성능을 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오스틴 롱센터에 마련된 AMD 행사장. 1개의 에픽 CPU로 6개의 GPU를 연결할 수 있다.
미국 오스틴 롱센터에 마련된 AMD 행사장. 1개의 에픽 CPU로 6개의 GPU를 연결할 수 있다.

주목할 점은 CPU 1개가 지원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최대 6개라는 사실이다. 128개 PCle 래인을 갖춘 덕이다. 에픽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겨냥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지능 주요 요소인 딥러닝에서는 CPU보다 GPU 비중이 높다. CPU는 호스트(관리자) 역할에 치중한다. GPU가 늘어날수록 머신러닝 성능은 높아진다. GPU를 다수 장착하려면 CPU도 이에 맞춰 구매해야 한다.

인텔 서버용 CPU는 하나의 CPU당 최대 3개의 GPU를 지원한다. 에픽은 CPU 하나로 이보다 2배 많은 GPU를 장착할 수 있다. 상·하위 라인업 구분 없이 모든 모델에 공통 적용된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AMD 캠퍼스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 중 AMD 관계자들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오스틴 AMD 캠퍼스에서 열린 프레스콘퍼런스 중 AMD 관계자들이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에픽은 하나의 메인보드에 CPU 2개를 꽂는 2소켓까지 지원한다. 현장에서 만난 AMD 관계자는 “기존 4소켓 시장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고 있는 반면에 CPU를 2개 꽂는 2소켓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픽은 CPU 병렬연결 효율성도 높였다. 2개 에픽 CPU를 연결했을 경우 성능은 1.98배 증가했다.

소켓 간 내부통신은 4개의 인피니티 패브릭(Infinity Fabric·IF) 링크로 이어진다. 각 소켓에 있는 4쌍을 이룬다. 데이터가 다른 소켓으로 이동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다. 각 링크당 속도는 초당 38GB다. 칩 내 다이(DIE) 간 내부통신 역시 IF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각 링크는 각 방향으로 초당 42GB 속도를 낸다.

AMD는 같은 날 차세대 일반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라데온 인스팅트(Radeon Instinct) 시리즈(MI125, MI8, MI6)도 함께 공개했다. 이로써 AMD는 서버용 시장을 겨냥한 CPU와 범용그래픽처리장치(GPGPU) 라인업을 동시에 갖추게 됐다.

AMD는 2000년대 중후반 서버시장에서 옵테론으로 인텔과 서버시장 양강 체제를 형성했다. 이후 인텔에 대응할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서버시장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AMD는 에픽과 라데온 인스팅트를 필두로 인텔에 내줬던 서버 및 GPGPU 시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오스틴(미국)=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