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을 활용, 다양한 영상 진단 장비 촬영을 돕는 '맞춤형 나노조영제'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상열)은 위정섭·이태걸 나노바이오측정센터 박사팀이 금 나노 입자를 적층, 다양한 영상 진단 장비에 동시 대응하는 조영제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영제는 각종 영상 진단 장비의 측정 결과가 시각으로 잘 표현되게끔 하는 보조 물질이다. 장비의 신호를 잘 흡수하거나 투과시켜서 주변 영역과 대비시키는 원리다. 영상 진단 장비는 신호를 생성하는 원리가 모두 달라서 다른 조영제를 써야 한다. 이 때문에 화학 방법으로 특성이 각기 다른 나노 입자를 결합, 복합 조영제를 만드는 방법이 고안됐다. 그러나 입자의 외부 형태, 내부 구조를 조절하기 어려워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화학 합성법 대신 '하향식 공정'을 활용, 적층 구조의 복합 조영제를 만들었다. 하향식 공정은 반도체 소자 제작에 쓰이는 리소그래피 기술을 이용한다. 나노미터(㎚) 수준으로 정밀하게 조영제의 성질을 조절할 수 있다. 입자의 지름과 두께를 미세하게 조절, 각 쓰임새에 맞는 특성을 설계했다. 크고 작은 원형 입자가 겹쳐져 있어 마치 '달걀 프라이'와 같은 외향을 보인다.
조영제의 각 부분은 광간섭단층영상(OCT), 광음향영상(PAM) 진단에 동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 목적과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조영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조영제 조합을 구현할 수 있다.
위정섭 박사는 “다양한 물질을 이용, 동시에 여러 역할을 하는 조영제를 설계·합성할 수 있게 됐다”면서 “환자의 조영제 투약 부담을 줄이고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