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5년 동안 연구한 끝에 77인치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당초 목표로 잡은 60인치급보다 크기와 해상도를 더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LG디스플레이는 2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국책 과제 성과 보고회'를 열었다.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하상태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본부장, 서광현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강인병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참석했다.
이 과제는 '60인치 이상 UHD급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및 이를 활용한 IT 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이다. LG디스플레이 주관으로 총 사업비 1262억원(정부 470억원, 민간 792억원)을 투입, 2012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59개월에 걸쳐 진행했다.
이날 처음 공개한 77인치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월 중간 성과물로 'CES 2017'에서 발표한 55인치 풀HD급에 비해 크기와 해상도를 개선했다. 곡률 반경 80R를 구현, 당초 목표한 100R급을 상회했다. 빛을 투과하거나 차단하는 정도를 변경할 수 있어 창문과 TV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투과율은 40%다.
이 과제는 패널, 장비(후방산업), 전방산업(UI·사용자 인터페이스) 등 3개 세부 과제로 나눠 추진됐다. 장비 기업은 대면적 투명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용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방산업 기업은 투명 플렉시블 패널을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스마트 데스크, 자율주행자동차용 투명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정보를 표시해 주는 작업 테이블, 인테리어용 정원과 수족관 등 응용 제품을 선보였다. 신소재와 장비 개발 경쟁력을 조기 확보하고 생산 인프라를 갖춰 신시장 창출에 함께 나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산·학 협력 프로젝트로 미래 디스플레이 전문 인력을 조기 양성하고, 컨소시엄을 운영해 개발 일정을 단축하는 등 산·학·연·관 협력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4개 대학에서 163명 학생이 참여, 지난해 말 기준 162개 논문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UI까지 동시 개발, 과제가 끝난 직후부터 다양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발굴하는 효과를 강조했다.
이인호 산업부 제1차관은 “스마트폰·TV에 머물러 있던 OLED 패널 활용처를 건축, 자동차, 의료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대기업 중심의 패널 업체와 중소기업 중심의 디스플레이 전·후방 산업이 함께 참여해 기술 개발, 신시장 창출, 산업 생태계 활성화 등의 성과를 달성함에 따라 앞으로 디스플레이와 소재·부품 분야 연구개발(R&D) 기획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인병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국책 과제로 대면적 OLED 기술력을 제고하고 OLED 신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이끄는 기업으로서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