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교감하면서 생명의 신비 및 과학 호기심을 안겨 주는 동물원 같은 회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배종윤 오토일렉스 대표는 디지털 자동 부화기 '알콤'의 개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토일렉스는 2004년 디지털 부화기 '알콤'을 개발, 40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세계 소형 부화기 시장 점유율이 30%를 상회한다.
오토일렉스는 자동차 부품회사로 출발했다. 사내 신사업 발굴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부화기 연구의 실마리가 됐다.
“우리나라는 알 관련 신화가 많습니다. 김해 김수로왕, 신라 박혁거세도 탄생 신화가 알과 얽혀 있죠. 그만큼 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것입니다.”
당시만 해도 부화기라 하면 대형 양계장에서 병아리를 대량 생산하는 산업용 부화 시스템을 일컬었다. 소형 부화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특정 마니아와 생물 연구용에 국한됐다.
오토일렉스는 계란과 오리알을 시작으로 거위, 메추리, 공작, 꿩, 칠면조 등 크기와 모양이 다른 다양한 조류의 알을 자동 부화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했다. 연구개발(R&D) 지속 투자로 부화율을 높였고, 알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검란기'와 파충류 알 부화기도 선보였다.
배 대표는 '알콤' 브랜드를 내세워 부화기 사용처를 특정 분야에서 교육 현장으로까지 넓힌 소형 부화기 시장 개척자로 통한다. 배 대표는 “직접 알을 부화시켜 보는 활동은 과학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서 안정에도 효과가 크다”면서 “창의 스토리텔링 교육과 연관성도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값싼 중국산 부화기가 등장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부화 성공률에서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자연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유명한 '따오기 복원센터' 부화기도 모두 오토일렉스 제품이다.
오토일렉스는 추종 불허의 부화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 펫 인큐베이터와 캠핑 트레일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펫 인큐베이터는 세계에도 전용 제품이 없는 상태다. 캠핑 트레일러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구축 노하우를 사람 숙소에 접목한 제품이다. 오토일렉스는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배 대표는 “오토일렉스는 동물을 가장 잘 아는 기업”이라면서 “생태계 보전으로 지구에서 동물과 공존해야 하는 것이 인류의 과제다. 동물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확산시켜서 인류의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주먹을 쥐어 보였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