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기업이 중국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 장비 시장에서 정면 격돌했다. 최근 수주 경쟁에서 양국 기업이 일진일퇴를 거듭, 기세 싸움이 뜨겁다. 중국에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OLED 투자가 이어진다. 초반 수주 경쟁 판세가 앞으로 세계 증착장비업계의 우열을 가를 전망이어서 한국 기업이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세대 플렉시블 OLED 유기물 증착기 발주를 앞둔 고비전옥스(GVO), 에버디스플레이, BOE, 차이나스타를 놓고 한·일 장비 기업 간 경쟁이 달아올랐다.
올해 가장 먼저 승전보를 울린 기업은 일본 캐논도키다. 최근 GVO의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용 증착기 사업에서 캐논도키가 사전평가(Evaluation Results) 1위를 차지했다. 최종 평가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하지 않으면 사전평가 1위 기업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다.
캐논도키는 삼성디스플레이 6세대 플렉시블 OLED 라인에 유기물 증착 장비를 전량 공급했다. 안정 양산을 한 성공 경험이 강점이다. 중국 BOE에도 유기물 증착 장비를 전량 공급했다.
GVO는 구안에 위치한 6세대 OLED 생산 법인 윈구테크놀로지 이름으로 6세대 증착기를 발주했다. 국내 기업 에스에프에이가 지난해 10월 GVO와 5.5세대 라인용 증착기 두 대를 공급, 6세대 장비 수주 기대감이 컸다. 당시 6세대 규격 패널을 4장으로 분할하는 장비 외에 2장으로 분할하는 하프컷 방식을 구현하지 못해 수주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6세대 플렉시블 OLED 투자를 확정한 에버디스플레이는 하반기 최대 결전장이 될 전망이다. 월 3만장 규모로 2019년 2분기 양산을 시작한다.
에버디스플레이를 놓고 한국 에스에프에이와 일본 캐논도키, 알박 등이 경쟁하고 있다. GVO 사업에서 캐논도키에 고배를 들이킨 에스에프에이와 알박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1단계 투자를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 2단계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중국 BOE가 올해 말에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양 B11 라인도 격전지다. BOE는 B7에 3단계에 걸친 투자를 하며 전량 캐논도키 증착기를 사용, 다른 증착기 브랜드가 들어갈 가능성은 옅다. 그러나 BOE 외에 여러 패널 제조사가 캐논도키에 증착기를 요구하고 있어 경쟁사가 이 틈을 공략할 여지가 있다.
올 하반기 시작할 차이나스타의 첫 6세대 플렉시블 OLED 설비 발주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검증된 캐논도키 장비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선익시스템이 차이나스타 연구개발(R&D) 라인에 증착 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고, LG디스플레이에 6세대 하프 방식 양산 장비를 공급한 만큼 새로운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노려볼 만하다.
이충훈 유비산업리서치 대표는 “캐논도키의 생산 능력은 연간 4~5대에 불과했지만 최근 적극 증설에 나서 연간 12대 수준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지난해 한국과 중국 패널 제조사가 캐논도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설 정도였지만 이제는 큰 어려움 없이 장비를 수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표. 중소형 OLED 유기물 증착기 공급사와 수주 현황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